음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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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제목 : [연주회후기/고음악] 존 홀로웨이 바로크 바이올린 독주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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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1일 8:00 p.m. 호암 아트홀
존 홀로웨이 바로크 바이올린 독주회
프로그램
텔레만_판타지아 B flat 장조
바흐_소나타 1번 G단조
비버_파사칼리아
텔레만_판타지아 D장조
바흐_파르티타 2번 D단조
나는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원전연주, 시대연주에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다. 접하기 힘들기 때문에 더욱 신비감을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그냥 현악기 보다는 바로크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디 감바 같은 악기에 환상을 갖고 있는 편이다. 그렇지만 실연으로 시대악기를 들어본 적은 한번도 없었고, 가끔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이나 연주회에 다녀온 감상자의 과하게 화려한 미사여구를 통해서만 간접 체험 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에 존 홀로웨이의 내한 공연 소식은 상당히 반가운 일이었다. 내가 이 연주자를 잘 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체로 평도 좋고, 텔레만, 바흐로 채워진 레퍼토리가 흥미로워서 상당 시간 고민하다가 예매를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바로크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샤콘느를 듣는다는 사실이 결정적으로 표를 예매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
학교서 실험을 후다닥 마치고 넉넉하게 출발하여 연주회 장으로 향했다. 연주회장으로 가는 내내 피곤하고 졸려서 눈을 붙이려 했으나 잠이 오지 않았다. 결국 시청까지 자는 것도 아니고 깨있는 것도 아닌 몽롱한 상태로 가야 했다. 설상가상, 입구역에서 급하게 먹은 KFC 치킨도 오늘따라 소화가 안되서 고생했다.
두번째로 가본 호암아트홀은 전에도 느꼈던 것처럼 홀이 세련되고 화려하다. 안쪽 로비가 따로있어서 연주회 전 간략한 소개도 하였다. 자리는 1층 4열 6번이었는데 흠잡을데 없이 좋았다. 무대에는 반사대가 설치되어있어 음이 앞쪽으로 나가도록 한 것이 눈에 띄었다.
어찌됬든, 살짝 안좋은 컨디션으로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얼마 있지 않아 독주자가 등장했다. 박수 짝짝짝, 괜히 나도 긴장이 되는 것 같았다. 실제로 본 존 홀로웨이씨는, 생각보다 머리숱이 더 없었고, 생각보다 배가 더 나왔었다. 검정 정장 바지에 검정 셔츠가 알게모르게 깔끔하게 어울렸다.
텔레만의 판타지아 1번 B flat 장조.
연주 지시가 Largo여서 느-리게 시작하리라 예상했는데 그렇게 쳐지는 느낌의 곡은 아니었다. 음이 두터우면서 무겁지 않다. 마치 기타의 울림 같아서 친근하고 익숙하게 들렸다. 거의 쉼 없이 allegro로넘어가서 또 다른 노래가 연주된다. 다채롭고 즐거운 주제들이 다양하게 제시되는데 그 앞의 주제가 끝나가는 지점에서 바로 이어져서 따라가기가 쉬웠다. 짤막하고 낮은 grave가 중간에 들어왔다가 allegro로 화려하게 끝난다. 손풀기의 느낌. 시작이 즐거워서 기분 좋았다.
바흐의 소나타 1번 G 단조
adagio는 잘 기억이 안난다. 전체적으로 겹음을 보잉을 천천히 해서 음들이 각자 오롯이 나도록 하는것 같았다. 기타 풀가의 느낌도 나고... 어허허. fuga:allegro는 아는 곡인지 모르고 들었다가 아는 곡이어서 반가운 케이스. 그런데 삑사리가 상당히 많아서 아쉬웠다. 악기가 굉장히 까다로운 아이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고음에서의 음정도 상당히 불안했다. 거트 현이라서... 라고 생각은 했지만 왠지 2그램정도 아쉬운건 어쩔수 없더라 :$ siciliana는 좋아하는 춤곡이라서 잘 들었다. 종악장은 왠지 과하게 달리는 느낌? ㅎㅎ
비버의 파사칼리아 (미스테리 소나타 중 마지막)
이 연주회를 지른 두번째 이유가 이 곡이다. 이 곡에 대한 평이 너무 좋아서. ^^ 유튜브에 검색해 봤더니 류트로 누군가 연주해서 올린 것밖에 없어서 그걸 대신 들어봤는데 꽤 좋게 들어서 기대를 많이 했다. 이 곡은 처음에 제시되는 낮은 네 베이스 음의 위로 선율이 올려져서 발전하는 형식으로 선율이 참 절절하고 좋았다. 전 곡에서 살짝 불안했던 삑사리도 거의 등장하지 않았고, 간간히 끊길듯 살아나는 베이스 음과 맑게 노래하는 선율이 너무너무 아름다웠다. 연주회 뽕의 반 이상은 여기서 뽑은것 같다. ^^ 바로크 바이올린의 풍성한 울림과도 참 잘 어울렸다. 조만간 요놈은 풍월당에서 시디를 구입할 계획이다. ㅎㅎ
그리고 인터미션. 마지막 곡이었던 파사칼리아가 너무 좋아서 혼자 어쩔줄 몰라했다-_-;;
텔레만의 판타지아 10번 D 장조
밝고 유쾌한 곡. 텔레만의 곡은 1부,2부 두곡 전부 만족스럽게 좋았다. 바흐를 평소에 더 많이 들어서 바흐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복잡한 대위법과 얽힌 선율 땜시 삑사리 없이 잘 정제된 음정의 음을 내야 하는 바흐의 곡이 비교적 자유분방하고 화사한 텔레만의 곡보다 바로크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기 힘든 점때문이지 않을까..라고 생각도 해본다. 어쩌면 바흐가 생전에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은 이런 이유 였을지도.. ^^; 어찌되었든 "Brilliant!"라는 감탄사가 딱 어울리는 연주였다. 박자에 따라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즐겁게 들었다.
바흐의 파르티타 2번 D 단조
Allemanda와 corrente는 밝고 기분 좋았다. 템포도 약간 빠르게 (생각해보면 전체적으로 템포가 빨랐다; ) 잡아서 춤곡의 느낌이 잘 살았고 박자감이 잘 살면서도 연주가 깔끔해서 좋았다. Giga는 상당히 경쾌하게 연주하면서 포인트를 탁탁 치고 나가는 연주였는데, 몇몇 부분은 좀 더 또렷하게 갔으면- 하는 아쉬움도 조금 남았다.
많은 기대를 하고 갔던 샤콘느는 기대보다는 많이 아쉬웠다. 우선 샤콘느의 템포도 상당히 빠른 축이었는데 이는 해석의 여지로 남겨둘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너무 여유 없이 다음으로 가져가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중반부의 아르페지오 부분에서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음정이 안맞는 부분은 집중하기 힘들 정도였고 삑사리도 간간히 나서 흥을 깼다. 그래도 몇몇 부분은 좋아서, 아! 역시- 라는 감탄사가 속으로 나오기도 했었다. 마지막부분에 틀리신건... 애교로 봐드리자 ^^ㅋㅋ
연주가 전부 끝나고, 커튼콜에 나온 존 홀로웨이 씨는 자신의 마지막 곡이었던 샤콘느가 못내 아쉬웠던 듯 관객을 향해 어깨를 으쓱 하고는, "there is a lot more Bach's "(...아마 맞을듯) 라고 한 뒤 앵콜로 소나타 C 장조의 Largo를 연주해 주었다. 개인적으론 텔레만이나 비버를 한 곡 더해줬으면 했지만... ^^;;
비버라는 작곡가의 발견, 텔레만의 재발견만으로도 이번 연주회는 충분한 가치가 있었던 것 같다. ㅎㅎ 바로크 바이올린의 풍성한 소리도 좋았고, 존 홀로웨이 아저씨의 넉살좋은 미소와 정말 아름다운 연주도 좋았다. :) 요맛에 연주회 다닌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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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때 싸부가 들러준 미스테리 소나타 마지막(자유의 기도?맞나요??)좋았어요!
집에 가서 이리저리 찾아서 다른 것도 들어볼 정도로요! +_+
아무튼 저 날...연주회 못 간거 너무 아쉬워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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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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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좋았다니 다행 ㅎㅎ 근데 다른 음원을 찾았니? 그거밖에 못봤는디.. 아, 낙소스에 있남.
석재// 아마존에 CD 주문했음 ㅋ 4월 중순쯤 도착예정이라는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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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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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낙소스 맞아요! 물론 존 홀로웨이씨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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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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