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시물제목 : 베토벤이 사용했던 피아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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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시대에는 특히 피아노의 개량이 많이 이루어졌는데, 지금까지 문헌에 의해 밝혀진 바로는 베토벤의 일생동안 형태와 성능이 각기 다른 피아노 5대 이상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각각을 열거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본 시대.. 문헌이 없어 알 길이 없다.
2. 비엔나에 나가서 초기 시대 리히노프스키공이 선사한 것
3. 1803년 프랑스 파리의 에라르(Erard) 회사에서 기증한 에라르 피아노
4. 1818년 영국에서 증정받은 브로드우드 피아노(Broad Wood)
5. 만년에 사용하던 그라프 피아노(Graf Piano)
이상은 전부 그랜드피아노이나 모두 메카닉의 구조와 음역이 다르며 햇수가 경과하면서 음역도 차차 넓어진다. 그의 작품도 악기가 개선되는 것과 발맞춰, 사용되는 음역도 넓어지고 다이내믹 폭도 커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18세기 말부터는 유럽 기계문명의 진보에 따라 2천, 3천의 청중들에게 전달 가능한 음향을 낼 수 있는 피아노 제작에 몰두하였고, 음역도 위 아래로 넓어지게 되어 오늘의 피아노에 이른다. 따라서 오늘날과 같은 악기로 베토벤의 작품을 연주할 때 여러 곳에서 해석상의 문제가 필연적으로 따르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패시지나 선율음 진행이 앞뒤의 관계로 보아 당연히 위로 더 올라가야 할 것이 부자연스럽게 아래로 구부러지던가 또 음이 옥타브 아래로 옮겨질 때 음역이 좁아져 할 수 없이 부자연한 처리가 이루어진 점 등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것을 감안해 19세기에서 20세기 초기의 한스 폰 빌로(Hans Von Bulow)나 부조니(Ferruccio Busoni) 등은 원곡을 현대적으로 개정하여 연주하고 있다.
그러므로 베토벤이 사용하던 피아노를 참작하는 것이 원전판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판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1. 본 시대의 피아노
(선제후 소나타에서 두 개의 쉬운 소나타까지)
베토벤이 본 시대에 사용한 피아노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발트시타인(Waldstein)백작이 소년 베토벤에게 한 대의 플뤼겔(Flugel : 새나래같이 생긴 그랜드 피아노)형 피아노를 선사했다고 하고 있고, 베커(Paul Bekker)는 이것을 아우구스부르크의 시타인(Stein)제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음역도 어느 정도 있었는지 알 길이 없으나 본 시대의 작품 중에는 중요한 것이 없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2. 비엔나 초기시대 피아노
(엘레오노레 소나타에서 18번 소나타까지)
베토벤이 작품번호를 붙이기 시작한 것은 비엔나에 거주한 후부터 이므로 비엔나 초기시대에 사용한 피아노를 알아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긴 하나 여기에 대해서도 자세한 것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체르니(Karl Czerny)가 10세때인 1800년 베토벤을 처음 방문했을 때 그의 방에는 발터(Walter)제의 피아노가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고 또 쭈메스칼(D'zumeskall : 비엔나에서 처음부터 신세진 궁정 비서 겸 첼로연주자, 베토벤보다 10년 연장자)에게 보낸 편지에 마호가니색의 발터 피아노를 주문한 사실이 밝혀져 그는 발터제 피아노를 애용한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1803년 에라르 피아노를 입수하기 전인 1802년에 작곡한 작품 31의 3개의 소나타(16번부터 18번까지)까지 모두 이 피아노에 의해 작곡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작품 10의 3인 D장조(7번) 제 1악장의 23마디에 위 3점 f#3음이 등장한 것과 제 3번 C장조 피아노 콘체르토 작품 37 제 2주제에 또 한 번 f#3음이 나온 것이 예외지만, 모두 콘트라 F(1F)에서 위 3점 f(f3)의 범위내에서 음이 움직이고 있어 발터 피아노의 음역도 1F ~ f3 에 이르는 5옥타브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잘스부르크의 모차르트하우스 것과 동일한 것이 되며 페달장치는 오르간의 스토프장치와 같이 무릎으로 작동해야 하는 불편이 있어 페달사용이 빈번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원전판에는 페달지시가 없는 것이 많다.)
3. 에라르 피아노
(21번 소나타에서 28번 소나타까지 이 피아노로 작곡)
베토벤이 일상에서 사용하던 피아노로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것은 3대 뿐이며 그중 처음 것이 1803년 프랑스 파리에서 보내온 에라르의 제품이다.
당시 리히노프스키(K. Lichnowsky : 모차르트의 제자이며 베토벤에게 본인의 집을 제공한 후원자)공이 에라르 피아노를 증정했다는 기록도 있어 그 피아노가 지금 남아 있는 것이라 믿어져 왔지만, 1803년 에라르로부터 한 대의 피아노가 증정되었다는 사실이 한스릭(Eduard Hanslick : 20세기 최대 음악학자)의 연구로 밝혀져 전자의 사실이 부정되었다. 한스릭에 의해 밝혀진 증정사 기록은 "공화국 제 11년(1803년이 됨) 7월 18일 세바스티안 에라르는 루드비히 반 베토벤에게 한 대의 피아노를 증정했다." 라는 내용이다.
에라르는 베토벤이 1803년 이후 1818년 영국에서 브로드우드(Broad Wood) 피아노를 받을 때 까지 15년간 애용한 악기로 그 사이의 모든 피아노 작품은 이 피아노에 의해 작곡되었다. 발트시타인 소나타(21번)가 이때의 작품 중 하나이며 이 피아노에는 콘트라 F(1F)에서 위 4점 C(c4) 에 이르는 음역을 가지고 있어, 발터제보다 7건이 더 많다. 발트시타인 소나타에는 최고음이 위 3점 a(a3)에 이르고, 작품 57 열정 소나타에서는 제 1악장에서 몇차례, 종악장인 제 3악장에서는 헤아릴 수 없이 최고음인 4점 위 C(c4)가 사용되는가 하면 제 2악장에서도 3점 위 B(b3)까지 사용된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이 피아노는 만년 베토벤이 런던에서 브로드우드를 기증받고 뒤에 또 그라프(Grap) 피아노가 손에 들어온 후, 1820년을 지나면서 그의 동생 요한에게 물려주었고, 지금은 린쯔 박물관에 진열되어 있다. 2차대전때에는 비엔나의 구 왕실악기 박물관에 소장되었었다.
4. 브로드우드 피아노(Broad Wood Piano)
베토벤이 살던 당시만 해도 영국의 피아노 제조기술은 가장 뛰어나 피아노 제조법의 규범이 되고 있었다. 1818년 베토벤은 이 나라의 유명한 피아노회사 브로드우드에서 멋진 피아노 한 대를 증정받았다. 베토벤은 1796년 본에 있을 때 베를린의 연주여행중 브로드우드제 피아노를 연주한 일이 있고, 뛰어난 성능에 감탄한 적이 있었으니, 22년이 지나서야 그 피아노를 자기 것으로 만든 셈이 된다.
브로드우드는 경의를 표하는 뜻에서 재료를 엄선하고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고, 헌사까지 넣어 베토벤에게 선사했다. 이 피아노는 1817년 연말에 런던을 떠나 토리에스트 항구에 도착, 여기서 비엔나의 시트라이허(Streicher) 피아노점에 반입되고 6월 초에야 메드링그에 체재중인 베토벤에게 인계되었다. 런던에서의 운임은 회사측에서 부담했고 오스트리아에서는 관세를 면세해주어 베토벤은 돈 한푼 안들이고 이 피아노를 얻었다고 한다.
당시 음악가들의 증언에 의하면 이 피아노는 음량이 풍부하고 음색도 아름다웠으며, 특히 저음역 소리가 뛰어나 베토벤이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때의 베토벤은 귀가 안들려 필담으로 담화를 나눈 때라고 하니 어느 정도 믿어야 할지 의문이다.
이 악기의 음역은 콘트라 C(1C)에서 위 4점 C(c4)까지 6옥타브이고 터치는 다소 무거웠다고 전해진다. 각 음은 3선으로 조정되어 현대 피아노와 다른 점이 없고 건반 바로 위 판에 라틴어로 "런던의 토마스 브로드우드는 이 악기를 위대한 천재 베토벤에게 증정함"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건반의 손닿는 앞쪽에는 'Beethoven'이란 문자를 흑단으로 새겨 상감으로 박고 '황실 및 제왕가의 악기용달, 존 브로드우드 앤드 손즈, 런던시, 골든스퀘어, 벨트 2가'라 기입되어 있다. 건반 우측에는 그 피아노를 시험연주한 당시 런던의 일류 피아니스트 5인이 우수성을 인정한 사인이 보인다.
베토벤은 발트시타인과 열정소나타(23번)를 쓴 뒤는 그리 야심작은 작곡한 일이 없고 피아노곡의 창작은 등한시하고 있었다. 약 10여년간에 걸쳐 만들어진 작품은 작품 78 Fis장조(24번, 1809년), 작품 81의 a 고별(26번), 작품 90의 e단조(27번, 1814년), 작품 101의 A장조(28번, 1816년)을 제외하면 소품 몇 편이 고작이다.
그러나 1818년에는 106의 교향곡적인 소나타의 대작 함머클라비아 소나타(29번)를 발표하여 지금까지 잠자던 피아노음악에 활력을 넣고 있는데, 이것이 브로드우드를 얻은 해의 작품이라 보면 이 악기가 그를 자극해서 그의 영감을 새롭게 했다고 생각해도 그리 지나친 말이라고 할 수 없다.
이 피아노는 베토벤의 사후 경매에 붙여졌는데, 시피나(C. Spina : 오스트리아의 악보 출판업자)를 거쳐 리스트에 양도되고 리스트는 부다페스트 시에 기증, 지금은 부다페스트의 국립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5. 그라프 피아노(Graf Piano)
이 피아노는 베토벤의 만년 비엔나의 피아노 제조업자 그라프(Conrad Graf)가 대여해 준 것으로 그의 방에는 브로드우드제와 이 피아노 두 대가 마주 보게 놓여 있었다고 한다. 만년에 들리지 않는 그의 청각을 참작하여 특별한 설계로 제작된 것이며 모든 음이 연주자에게 크게 들리게 한 것으로 지금 본의 베토벤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음역은 콘트라 C(1C)에서 4점 위 f(f4)까지로 브로드우드보다 위쪽에 5건이 많다. 이 피아노는 베토벤의 사후 그라프 피아노사에서 찾아갔고, 그 뒤에 리스트의 소유가 되었다가 본의 베토벤박물관 개설과 함께 박물관에 기증되어 오늘날에 이른다.
이 피아노는 맨 아래 저음 두 개 콘트라 C와 Cis는 굵은 줄을 감은 선 2줄씩 매어지고 다음 3음(D, Dis, E)은 가는 줄로 감은 것이 세 줄씩, 다음 9음(F-Cis)은 줄을 감지 않은 선 세 줄씩, 그 다음 음을 고음까지 모두 각기 4선씩 메어져 있다. 이와같이 많은 줄로 음향을 풍부하게 하였고, 페달은 3개로 가는 금속선을 매달아 잡아당기는 방법으로 조정하게 되어 있다.
(베토벤 32곡의 피아노소나타 전곡 분석과 연주법-작은우리 에서 상당부분 발췌)
2000. 8. 17. 목요일 - segov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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