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시물제목 : 세고비아 집중탐구 4 - 세고비아의 주요음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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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트모음곡 1, 2번중 세곡 / 첼로모음곡 3번 / 바이올린 파르티타 1번중 세곡 / 파르티타 2번 중 샤콘느 / 시칠리아노 외 - MCA/MCD 42068
"바흐는 자신의 류트곡이나 바이올린곡, 혹은 쳄발로나 첼로곡 등을 직접 다시 편곡하기를 즐겼던 작곡가로서 우리에게 좋은 귀감이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원고이 훼손되지는 않았으니까요."
바흐 못지 않게 많은 작품들을 기타용으로 편곡했던 세고비아가 자신의 작업을 빗대어 변호한 말이다. 심지어 그는 "아름다운 여인이 옷을 바꿔 입으면 그 매력이 더해지는 것이 아닌가" 라는 재치있는 예까지 들었었다.
곡 대부분이 모음곡을 구성하는 바로크 춤곡들. 그러나 정열적인 집시의 율동을 반주하던 기타의 모습과는 다른 서정적이고 기품있는 궁중의 몸짓이 배어난다. 특별히 세고비아가 1935년 초연하였고 이후 즐겨 연주하였으며 후배 기타리스트들이나 애호가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는 곡이 파르티타 2번의 샤콘느이다.
"기타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조성으로 쓰여진 곡" 이라며 세고비아의 연주에 감탄을 금치 못했던 음악학자 팽셰를은 샤콘느의 본산지가 이베리아, 즉 스페인이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았다. 음과 음 사이의 여백이 긴장과 여운으로 채워지는 세고비아의 샤콘느는 과연 기타의 명 레퍼토리로 군림할 만한 강력한 흡인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현대의 기준으로 보면 조금 과장된듯한 감정의 표출은 혹자에게 당혹감을 줄 수 도 있다. 그러나 역시 전체적인 흐름은 그 누구도 따라올 사람이 없다.
- 세고비아 환상곡집
글룩 : 정령들의 춤 / 슈만 : 어린이를 위한 앨범 / 트로이메라이 / 로만자 / 아센치오 : 신비의 모음곡 / 모레나 토로바 : 카스털라나 외 - RCA/ARL1-2602
세고비아의 위대함의 바탕에는 놀랄만한 근면함과 성실성이 있었다. 쉼 없는 연습과 연주회, 강의 등이 언제나 그의 시간표를 빼곡히 채웠고 이것은 나이 90세가 넘어서도 변함이 없었다. 마드리드의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이 환상곡집도 그의 나이 91세가 되던 1977년에 작업된 레코딩이다.
연주를 들으면서 놀라움은 더욱 커진다. 슈만을 중심으로 한 레퍼토리는 낭만적인 색채가 충만한 곡들로 채워졌는데 곡이 묘사하는 주제들이 저마다 오롯이 떠오를 만큼 각 곡의 특성이 완전하게 재생된다. 세고비아의 손에서 나오는 소리는 그대로 기타를 위한 '정령들의 춤' 이고, '즐거운 농부' 이며 '트로이메라이' 이다.
- 세고비아 컬렉션 2집
로드리고 : 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 / 퐁세 : 남부협주곡 / 모레노 토로바 : 스페인 성 - MCA/MCD 42067
"작곡가는 한 작품을 쓰고는 다른 작품을 쓰느라 그 곡을 잊어버리지만, 연주자는 계속해서 그 곡과 함께 산다."
세고비아가 작곡자와 연주자의 입장을 명백히 비교한 이 말은 대단히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런 점에서 기타를 위한 작품을 쓴 작곡가들은 세고비아에게 고마움을 느낄만 하다. 세계 연주무대 곳곳에서 기타곡을 연주하고 새로운 청중들을 창출시켜 기타음악의 황금시대를 연 장본인이 세고비아이기 때문이다.
"호이킨 로드리고는 다른 기타음악 작곡가들과 마찬가지로 세고비아와 깊은 인연을 맺으며 활동했던 작곡가다. 이 대 연주자에게 그는 작품을 써서 헌정함으로서 그 고마움의 뜻을 전하고자 했는데 '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어느 귀인이라 함은 세고비아를 칭하는 것이다. 3살 때 눈이 멀고도 음악공부를 계속해 '아랑훼즈 협주곡' 등의 뛰어난 작품을 써낸 천재 작곡가가 로드리고이다. 그의 작품은 언제나 스페인 고유의 토속적 빛깔로 넘쳐나곤 하는데, 스페인의 악기라 할 기타를 매개로 하는터라 그 토속성은 더 강해지게 마련이었다. 세고비아의 세련된 기타 연주는 어쩌면 스페인의 지방색으로 머물수도 있는 곡들을 세계적 음악으로 이끌어 내는 역량까지도 보여왔다. 3악장의 '에스파뇰레타' 가 특히 유명한 이 환상곡도 세고비아에 의해 새로운 지평으로 떠오른 작품으로 꼽을 수 있다.
- 스패니시 기타의 다섯세기
밀란 : 파바나 1~6번 / 나르바예스 : 황제의 노래 / 산스 : 에스파뇰레타 / 소르 : 모짜르트 주제에 의한 변주곡집 / 그라나도스 : 스페인 춤곡 마단조 / 몽푸 : 콩포스텔라 모음곡 외 - MCA/MCD 42071
이 앨범은 16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스페인 기타음악의 시대별 요약판이다. 레퍼토리의 다양함에 있어서 세고비아의 저력이 느껴진다.
16세기 스페인 중요 작곡가의 한사람으로 일컬어지는 루이스 밀란은 이탈리아 스타일을 가미해서 그의 기타를 위한 걸작을 완성하는데 이름하여 '엘 마에스트로'다. 여기 실린 '여섯개의 파바나'도 그 모음곡집의 일부이다. 조용한 서정성과 생동감 넘치는 활기가 공존하는 이 작품은 스페인과 프랑스 등지에서 인기를 끈 옛 기타음악의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인기면에서나 작품성에서나 기타애호가들에게 중요한 작곡가가 페르난도 소르다. '기타의 베토벤이라 불려졌을 정도로 당대 뛰어난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였던 그는 유럽과 러시아 등지를 순회연주할 만큼 왕성한 활동을 폈던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특히 그의 '모짜르트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중요한 기타의 레퍼토리로 확고한 위치를 얻는 곡이다. 오페라 '마술피리'의 파파게노가 부르는 멜로디를 기초로 한다.
모레노 토로바를 비롯한 현대의 기타 작곡가들은 많은 곡들을 세고비아에게 헌정하여 연주하기를 원했다. 세고비아의 기타 레퍼토리 확대에는 그런 간접적인 작업까지도 포함된다.
- 인티메이티드 기타 2집
바흐 : 안나 막달레나를 위한 음악수첩중 7곡 / 소르 : 시실리안 라단조&서주와 변주 / 몰레다 : 주제와 변주 / 산 세바스티안 : 슬픔 / 알베니스 : 카탈로니아 카프리치오 / 사마쥐 : 세레나데 - RCA/ARL1-1323
세고비아 연주의 가장 중요한 특색이라면 안정된 테크닉을 기반으로 한 따뜻한 표현력을 얘기해야 할 것이다. 현대의 내노라하는 기타리스트들의 현란한 기교와는 그 격이 다른 고상한 품격이 그의 연주에는 깃들어 있다. 어떤 곡을 연주하더라도 친근한 온기를 느끼게 하는 내밀한 언어, 그것은 그가 일궈낸 기타의 황금시대를 사는 후배 연주자들의 깜짝놀랄만한 기량과는 구별되는 귀한 가치를 지닌다.
이 앨범에도 역시 세고비아에게 헌정된 곡들이 포함되어 있다. 몰레다는 카디츠에서나고 마드리드에서 공부한 다양한 경력의 작곡가이다. 그가 세고비아에게 헌정한 '주제와 변주'는 랩소디 풍의 곡과 행진곡, 목가 등이 다채롭게 어우러지는 작품으로서 주제와 다섯 개의 변주 모두가 단조로 되어 있다.
세고비아에게 '세레나데'를 헌정한 작곡가 사마쥐는 프랑스 보르도 태생이다. 사마쥐의 '세레나데'는 전형적인 스페니쉬 기타의 특징을 모두 담고 있는 곡으로 주목할만하다. 곡의 리듬, 장식음, 음색등은 "스페인 작곡가라도 그보다 스페인적인 작품은 쓸 수 없을 것이다." 라는 말을 과연 들을만 하겠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변주곡에 능한 소르의 작품과 기타 편곡에 의해 새로운 생명력을 얻은 바흐의 곡들은 기타 연주자들이 즐겨 연주하는 레퍼토리이지만 세고비아의 단아한 기품은 그 누구도 견주기 어려울 만큼의 깊은 맛이 있다.
- 바로크 기타
퍼셀 : 프렐류드, 미뉴에트, 론도, 지그 / 스카를라티 : 소나타 L.483, L.79 / 헨델 : 소나타D단조, 사라방드, 미뉴에트 / 프레스코발디 : 파사칼리아, 쿠랑트 / 바이스 : 판타지아 / 바흐 : 프렐류드 외 - MCA/MCD 42070
기타의 레퍼토리 확대를 위한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였던 세고비아에게 바로크 시대의 음악은 중요한 보고가 아닐 수 없었다. 어떤 악기로 쓰여졌든 바로크 음악은 무엇보다도 기타에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실제로 이 앨범에서 그는 쳄발로나 바이올린, 첼로, 류트 등의 곡을 기타로 편곡, 연주하여 멋지게 성공시키고 있는데, 스카를라티의 소나타 한 곡을 후배 기타리스트인 존 윌리엄스가 편곡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그 자신이 편곡했다.
헨리 퍼셀의 곡은 대부분 극장음악으로 작곡된 것을 나중에 작곡자 자신이 쳄발로 곡으로 편곡한 것들인데, 이를 세고비아가 다시 기타로 연주하였다. 특히 '무어인의 복수'에 나오는 '론도'는 현대 작곡가 벤저민 브리톤이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의 주제로 사용해 더 귀에 익은 곡이다. 각기 오르간과 쳄발로의 대가로 군림했던 헨델과 스카를라티의 곡도 여기서는 오리지널 곡만큼이나 자연스럽다. 현을 퉁겨 소리를 낸다는 공통성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앨범의 스물 여섯 수록곡 중 헨델의 사라방드가 눈길을 끈다. 오리지널리티가 손상되지 않는 한편으로 곡의 무게감이 고풍스런 무드 그대로 기타에 실리는, 아주 훌륭한 연주가 담겨 있다.
- 세고비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들
알베니스 : 세비야, 전설, 그라나다 / 토로바 : 특색있는 작품들 / 소르 : 연습곡 / 타레가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 투리나 : 세빌리야나 / 카스텔누오보 테데스코 : 카프리초 디아볼리코 - MCA/MCD 42069
스페인의 풍취가 물씬 풍기는 이 앨범은 세고비아가 세상을 뜨던 해에 자신의 녹음 중 가장 즐겨 연주하던 곡들을 모아 만든 것이다.
스페인의 분방한 정열이 감지되는 '세비야'로부터 트레몰로의 극치를 느껴볼 수 있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이르기까지 세고비아의 자유로운 테크닉의 경지가 무한히 펼쳐진다. 유연하게 흐르는 아르페지오, 날렵하고 반짝이는 글리산도, 경쾌한 터치, 북을 울리는 듯 풍부한 저현의 울림 등 기타가 갖는 갖가지 매력이 드러나지만 무엇보다도 그 바탕을 이루는 것은 세고비아의 안정된 정서, 그 여유로운 정신세계이다.
주로 피아노곡을 많이 썼던 알베니스의 음악이 오늘날엔 기타편곡으로 더 널리 연주된다는 사실은 세고비아의 위력을 다시금 실감하게 하는 부분이다. 스페인의 민족정서와 민요를 작품에 반영하여 스페인의 위대한 국민주의 음악가로 꼽히기도 하는 알베니스의 작품인지라 기타의 성향과는 무리없이 잘 어울리는 것도 사실이다. '전설'이라고도 불리는 그의 '아스투리아스'는 근래 더 널리 연주되는 곡의 하나인데, 그 이름은 스페인 북부 비스카야만의 지명에서 유래한다.
- 참고문헌
객석 1987.7
객석 1988.6
객석 1995.5
음악동아 1985.2
음악동아 1987.7
음악동아 1993.4
음악동아 1993.10
음악동아 1996.10
각 세고비아 앨범들의 소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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