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Total : 12069 , total-list : 604 |
|
Latest Comment |
|
|
| - 게시물제목 : 레슨에 대하여 - 음악. |
1,007 - 조회 |
다 쓰고 보니 글이 길군요. 선배님들 많이 오시는 게시판이지만
레슨을 하고 있는 이들 대부분이 후배들이라 생각하여 존대하지 않고 글 쓰겠습니다.
1.
레슨에 대한 지금까지의 생각과 고민을 정리하는 동시에 최근 새로이 시작한 레슨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 이 글을 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레슨은 교육이다. 타인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교육자라면 두 가지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 째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이며 둘 째는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이다. 전자가 교육의 목표이자 목적이라면 후자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자 방법이다. 목적에 대한 이해가 없이 방법을 논할 수 없기에 우선 레슨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다.
화현회라는 동아리 속에서 진행되는 레슨은 다양한 목적을 가질 수 있겠지만 나는 그 중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관계의 확장', '음악에 대한 이해', '기타 연주 실력의 향상'이 그 세 가지 목적이다.
2.
2.1 인간관계의 확장.
이 세 가지 목적 사이에 우열관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나는 그 중 첫째로 '인간관계의 확장'을 뽑는다. 이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기타를 배우기 위해 학원이 아닌 화현회라는 동아리를 선택한 이유이며 한푼 보상 없이 자기 시간을 내가며 후배들을 레슨 하는데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의 인간관계를 확장해 나가는 것. 그것은 모든 동아리의 첫 번째 목적으로 충분하다.
따라서 레슨을 통해 후배들이 동아리에 보다 쉽게 적응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사부는 큰 힘을 기울여야 함이 분명하다.
2.2 음악에 대한 이해.
기타와 음악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데에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음악이 기타에 앞선다고 본다. 음악이 우리가 구현하고자 하는 본질이라면 기타는 그 본질에 닿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음악이 되지 못하는 기타연주는 공허한 손가락 노동에 불과하다. 우리가 화현회 연주회에서 때론 플룻과 같은 다른 악기와 함께, 때론 사람의 목소리와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을 생각해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은 단순히 기타라는 악기에 구애받지 않으며 음악을 위해 기타라는 악기를 선택했을 뿐이다.
회칙을 찾아보면 화현회의 정식명칭은 '서울대학교 고전기타 합주단 화현회'이다. 또한 순수음악을 주로한 음악 전반을 연구 대상으로 한다고 명시되어있다. 이를 보면 우리가 대상으로 삼는 음악을 알 수 있다. 기타라는 악기를 탄생시킨 서양고전음악 전반이 우리의 주요 대상이며 통기타의 핑거스타일이나 가요를 위한 기타반주는 우리의 주 관심사가 될 수는 없다. 동아리 내의 콩쿨에서는 고전음악에서 벗어나 영화ost 등의 곡을 연주할 수 있다 하더라도, 정기연주회에서는 고전음악을 선곡하는 것이 당연시 되며 타 학교의 고전기타 동아리에서 고전음악이 아닌 곡을 연주할 때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에서 화현회의 음악적 목표를 알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제자들에게 순수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레슨에서 필요하다고 본다.
2.3 기타 연주 실력의 향상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 연주 실력을 향상시켜야 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레슨을 통해 기타에 익숙해지고 필요한 연주 기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3.
대부분의 사부들이 위에서 이야기한 첫 번째, 세 번째 목적을 위해 레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집회, 엠티, 전훈, 연주회에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을 것이고 기타 연습을 시키며 연주 실력이 늘도록 도와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레슨을 신경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금껏 음악에 대한 레슨은 거의 없었다고 생각된다. 나는 음악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위한 레슨이 필요하다고 본다. 음악에 대한 몰이해에 의한 폐해는 화현회 전체로도 회원 개인에게도 크다. 평생 한 두번 밖에 없을 연주회의 팀장이나 지휘 경험에 하고 싶은 곡도 없이 얼떨결에 선곡하여 연습을 시작하는 경우, 과연 만족스러운 연주가 나올 수 있을까. 때로는 자신의 음악적 지식이 적음에 부담스러워하며 충분한 연주실력을 갖추고도 연주회를 마다하는 경우도 있었다.
음악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떠올린지는 이미 오래였지만 나 또한 그간 적당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작년 1년간 음악감상 시간을 신설해서 진행해 보았지만 저조한 참석률에 표류하다 올해부터는 나 스스로 손을 놓고 말았던 일도 있다. (지지해 주었던 동기 및 선후배 분들과 음악감상 시간을 함께 진행해 주었던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한 실천에 옮기지도 못했지만 레슨 시간마다 음악에 대한 지식을 조금씩이나마 정리하여 나눠주고 함께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라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음악전공자가 아닌 단순 애호가의 입장에서 오류없이 지식을 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아 포기하고 말았다.
4.
1년 여간 제자를 받지 않다가 최근 제자를 받으며 음악 레슨에 대한 새로운 착상이 떠올라 4주간 실험(?)해 본 뒤, 그 결과가 생각보다 만족스러워 이야기해 보려 한다.
위에서 이야기한 음악 지식을 정리해서 전해주려 했던 방법에서 약간만 바꾸어 본 것인데, 음악에 대한 질문을 적은 문제지를 나누어 주고 다음 레슨까지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적어오도록 한 것이다. 첨부한 파일과 아래 점선 사이의 글은 첫 주에 제자에게 내준 숙제이다.
-------
레슨1. (음악사1-1) 화현회 39기 안정호.
* 이 세상 대부분의 질문엔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자유롭게 사고하여 서술하라.
1. 예술은 문학, 미술, 음악, 무용, 연극 등을 포함하는 상위 개념이다. 이들을 아우르는 예술의 보편적 성질과 여러 예술의 분야 중에서 음악이 타 예술과 구별되는 특수한 성질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고 서술하라.
2. 정치를 중심으로 서술한 역사는 왕조의 몰락 혹은 새로운 국가의 출현 등을 기점으로 시대를 구분하는 것이 보편적이며 타당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음악의 역사를 살펴보자면 동시에 다수의 음악가가 삶을 영위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속적으로 음악이 발전해 나간다고 볼 수 있는데 음악사의 시대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한 일인지 필요하다면 과연 가능한 일일지 서술해보라.
3. 위 질문에서 음악사의 시대 구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 음악사가들은 서양음악사의 시대를 구분하여 설명하곤 한다. 서양음악사는 일반적으로 몇 개의 시대로 나누어 지는지 찾아보고 각 시대의 명칭과 대략적인 연대를 조사해보자. 시대 구분은 사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상이한 내용들이 조사된다면 맘에 드는 것으로 적어오라.
* youtube에서 ‘gregorian chant’를 검색하여 들어보자. ‘그레고리안 성가’란 무엇인지 매우 간단히 조사하라.
* youtube에서 ‘julian bream’을 검색하여 그의 연주를 들어보자. 마음에 드는 곡의 제목과 작곡가를 적어오라.
-----
틀린다고 혼낼 문제들도 아닌데다 A4한쪽에 문제 사이의 공백에 적어 오도록 하여 크게 부담이 없도록 했다. 3주분의 숙제를 돌려받았는데 나는 이 방법에 큰 만족을 느끼고 있다. 제자는 벌써 음악사 시대의 순서를 알고 있으며 바로크시대와 고전시대의 주요 작곡가 이름을 알고 적어도 고전음악 7곡과 기타음악 10여곡을 들었으며 6명의 기타리스트의 연주를 보았다.
5.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음악에 대한 레슨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것과 이러한 방법이 도움이 되더라 라는 두 가지이다. 앞으로 매주 주말에 내가 만든 문제를 올릴 생각이니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부는 제자에게 숙제로 나누어 주어 돌려받은 뒤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 물론 문제가 맘에 들지 않으면 스스로 출제해서 제자들에게 내주어도 좋을 것이다. 또한 제자는 자기만 하기 싫다면 인쇄해서 사부에게도 해오라고 하여 함께 음악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음악사를 시작으로 기타와 음악, 예술 전반에 걸친 질문들을 만들어 볼 생각인데, 현재 대략적인 계산으로는 30주 정도의 분량이 될 것 같다. 이 정도면 1년 정도 천천히 레슨하면 충분한 분량일 거라 생각된다.
-.
기타 레슨 방법에 대한 생각은 정리해서 다음에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의 내용에 대한 질문 비판 찬성 비난 등 모두 환영합니다.
|
|
|
 |
|
|
음악을 들어보라고 이것저것 추천해주곤 했는데.. 이게 더 좋은 방법같군요!!!
저도 이런 숙제를 줘봐야겠네요 ㅋ
|
2009/10/18
|
|
|
서양음악사 수업같잖아.ㅋㅋ 저렇게 체계적인 문제를 내는 방법까진 생각 못했었는데...생각을 정립할 수 있는 정말 좋은 방법같아.
다만, 글에 조금 억측이 있다면...
음악에 대한 레슨은 이루어 졌었고, 지금도 이루어 지고 있다는 점. 다만 대부분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다음 제자에게 전승되지 못하고, 1년 또는 그 이상 지속되지 못할 뿐이지.
음악에 대한 레슨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라기보다, 어떻게 체계적으로 다지고, 전승할까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더 맞을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좋은 글을 써줬어..^^
또하나는. 위 글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아니지만...항상 논의되온 바이기도 하고...
굳이 우리가 연주해야 할 음악을 고전음악이나 순수음악이라고 선을 긋는다면, 폭넓은 이해라는 측면에서 약점을 가질 수 밖에 없을걸. 이병우나 Andrew York의 곡들은 어떤 범주에 넣어야 하는걸까. 또, 근래에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곡되는 곡들은 고전음악이 아닌걸까. 서양음악사를 근간으로 레슨을 체계적으로 하는 것이 레슨의 진척과 전승을 위해 좋지만, 음악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게 되는 것을 경계해야 겠지. '자유롭게 사고하여 기술하라'는 말에 있는 것처럼, 음악에 대한 귀를 자유롭게 열어놓도록 하고, 또 기타로 할 수 있는 음악들을 굳이 제한하도록 유인할 필요는 없는것 같아.
|
2009/10/19
|
|
|
|
석재/ 제자가 부담갖지 않을 정도에서 재미있는 문제들을 만들어 보렴 ㅎㅎ
재식/ 네 말대로 음악에 대한 레슨이 전혀 없지는 않았었지. 하지만 그 대부분이 사부의 능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었고 전승되기 힘들었다는 점, 동아리 전체 차원에서 논의되고 진행된 적이 없었다는 점(내가 아는 한에서..)에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새로운 방법을 제안해 보고 있는 거지.
두번째 이야기는 약간 나랑 생각이 다를 수도 있겠다. 음악과 예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는 나 또한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문학 미술 등 타 예술에 대한 관심의 폭을 넓혀가려 노력하고 있고 음악 안에서도 국악 재즈 락 가요 등 가리지 않고 들으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성의 추구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화현회의 정체성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독일어를 배우고 연구하는 동아리가 있는데 그 중 누군가가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 이해를 위해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등도 배우도록 하자'라고 이야기 한다면, 그리고 그렇게 동아리의 활동이 진행되어 간다면 과연 그 동아리는 독일어 동아리로서 그 정체성을 찾을 수 있을까?
개인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음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다만 동아리 차원에서 진행하는 레슨에서의 음악적 목표가 화현회가 추구하는 목표에 보다 가깝기를 바라는 것이니 고전음악을 중심으로 레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고전음악이나 순수음악의 정의에 대한 논의도 생겨날 수 있겠지. 이병우, 앤드류 요크의 곡들이나 롤랑 디용의 all of me 와 같은 재즈곡은 연주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분류하기 힘든 음악들.. 그래서 퓨전이나 크로스오버라는 단어가 생겨나는 것이겠지. 이러한 음악들은 개인적 취향에 따라 클래식 연주가도 재즈 연주가도 모두 연주할 수 있다. 다만 누가 보아도 명백히 고전음악의 범주에 넣기 힘든 음악들, 에릭 클립튼등의 통기타 핑거스타일은 동아리의 정체성 차원에서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
2009/10/19
|
|
|
|
형의 문제의식이 백번 맞고, 애들이 음악에 대해 생각안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애들도 음악을 가르쳐주고 또 스스로 음악을 연주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일종의 변호하는 말이었어. 나는 화현회가 음악과 기타와 사람을 추구한다고 보고, 그 음악이 꼭 고전음악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생각해. 레슨을 할만하냐, 그냥 혼자 쳐볼수준이냐, 또는 연주회에 올릴 수 있느냐 없느냐는 곡의 음악성에 달렸다고 봐. 꼭 고전음악이 아니라고 해서 음악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기타로 연주회에 올릴수 있을만한 음악과 자료가 고전음악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만큼 적고, 정리가 안되어 있는등의 양적인 문제때문에 이러한 논란이 성립되지 않는 것 뿐이라고 생각해. 퓨전이나 크로스오버나 재즈나 팝이든 그것을 적절히 편곡하여, 기타에 도입해서 연주를 할 수도 있다고 봐.(사실, 고전음악중에서 연주할 좋은곡들이 너무나 많고, 화현회가 정체성혼란을 겪고 있는것도 아닌데, 논점이 너무 멀리가는거 같네...만약 정체성 혼란이 오면 정체성을 규정하기 위한 타자에 대한 연구,비교가 필수적이지 않을까.)
지금도 잘 모르지만, 내가 한참 집행부시절에 레슨할 때에는 음악에 대한 생각이 깊지 못했고, 음악을 많이 알지도 못했지. 내가 음악을 잘 몰랐던 것처럼, 애들도 그럴것이라 생각해.(요즘애들은 안그런가?)그럴 때, 쉬운 고전음악들이나 고전음악외의 쉬운 음악은 기타와 음악과 친구가 되는데 어느정도의 역할을 해줄 수 있어. 고전음악중에서도 쉽고 좋은곡들이 있고 그쪽으로 유도할 수도 있지만, 고전음악외의 음악중 연주하고싶은 곡, 레슨하고 싶은곡이 있는데, 그것을 굳이 하지 말라고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야. 곡의 음악성에 따라 혼자 쳐보라든지, 레슨을 해주든지 해 줄 수 있다는 것이지.
형이 제시해준 방법은 고전음악을 축으로 음악에 대해 체계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문서상으로 전승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공감해. 현실적으로, 음악에 대한 레슨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큰 축은 고전음악이었고, 앞으로도 고전음악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한편으로는, 기타라는 악기를 쥐어주고 굳이 고전음악외는 연주하지 말아라 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
2009/10/19
|
|
|
|
시키면 해오는게 대단한듯... -_-;
|
2009/10/19
|
|
|
재식/ 네 의견 대부분 동의하는 바다. 다만 내가 제안한 방식에서 고전음악만을 다룬다고 하더라도 다양성의 면에서 큰 문제가 없을 거라는 거다. 고전음악을 듣고 공부해오라는 숙제만 내준다고 하여 제자들이 고전음악만을 듣고 공부하지는 않을 거라는 거고. 영화나 TV, 라디오 등의 매체를 통해 다양한 음악을 꾸준히 접하게 될 것이고 고전음악을 관심있게 듣게 되면 후에 또 다른 음악의 장르에도 관심이 이어질꺼라고 생각하니까.
준기/ 부담주지 않으려 노력중이라 제자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듯하다. 가능한 글로 쓰되 잘 정리가 안되면 생각해보고 레슨시간에 말로 이야기 해도 좋다고도 이야기 했으니까. 생각해볼만한 문제 한두가지와 인터넷이나 책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지식을 묻는 문제 한 두문제를 함께 내주고 있으니까 하려는 성의가 있다면 하나도 못하기는 쉽지 않아.
재미있는건 마지막에 넣은 'julian bream'연주를 찾아보고 맘에 드는 곡을 적어 오라는 거였다. 듣고 오더니 별로 취향에 안맞는 것 같다고 하더니 다음주에 'roland dyens' 연주를 듣고는 이 사람 연주가 더 좋다고 하더라. 이전에 제자들에게 음악들어보라고 말해도 도통 통하지 않더니 이 문제하나에 쉽게 해결되는 게 신기했다.
|
2009/10/19
|
|
|
|
평소 에릭 클랩튼의 곡을 클래식 기타로 연습하고 있는 후배로서 올립니다. 제가 연습하고 있는 곡은 Tears in heaven입니다. 에릭클랩튼은 이 곡을 통기타와 클래식 기타 모두로 반주하였더군요.
http://www.youtube.com/watch?v=kkgGXadbUj0 : 클래식기타반주
http://www.youtube.com/watch?v=AscPOozwYA8&feature=fvw : 통기타반주
비록 유튜브에서 아래 통기타 버전의 조회수나 추천수가 많고, 또 훨씬 신나고 기교있게 연주했지만 전 위의 클래식기타 반주버전을 좋아합니다. Tears in heaven은 에릭클랩튼의 4살바기 아들 conor가 53층 아파트 창문에서 사고로 떨어져 죽은 뒤에 그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작곡한 곡이니까요. 이런 배경에서 전 tears in heaven을 통기타로 신나게 연주한 것 보다는 클래식 기타 반주를 좋아합니다.(에릭클랩튼 본인도 그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통기타버전은 아마 빌보드 차트 1위에도 올랐고 American adult contemporary chart에도 3주동안이나 1위에 올랐을만큼 좋아하는 팬들이 많기에 신나는 버전을 만들었겠지요. 괄호 안은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 정호형께서 에릭클랩튼의 곡을 연습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불편해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를 아신다면 조금은 이해해주시지 않으실까 하는 생각에 적어봅니다.
|
2009/10/19
|
|
|
|
인혁/ 논의를 이쪽으로 가져가려 했던 것은 아니지만.. 네가 말한 내용도 생각해 볼 만한 좋은 문제라고 본다.
너와 내가 약간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은 '고전기타'라는 악기가 단지 일렉기타나 통기타와 물리적인 차이만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연주해 내고자 하는 음악적 특징까지 내포하고 있는지의 차이라고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예를 들자면 '국악기로 연주한 캐논은 국악인가'라는 것이겠지. 나는 이에 반대하는 편이고 너는 찬성하는 쪽에 가깝겠지. 네가 올린 두 동영상을 봐도 나는 음악에서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고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에릭 클랩튼의 곡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단지 고전기타로 연주하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뿐. 아마도 네가 연주하는 것을 보는 사람 대부분이 pop음악의 반주곡을 연주한다고 보지 않을까? 네가 위의 리플처럼 일일이 설명하고 다니지 않는한에서..
다양한 음악에 관심을 기울이고 연주해 보고자 하는 의욕을 가지는 것에 대해 난 기쁘게 생각한다. 하지만 동아리에서 너는 이미 많은 후배들의 선배라는 사실을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 네가 연주하는 곡 하나하나 후배들이 지켜보고 있고 그들은 선배들이 연주하는 곡을 통해 화현회에 대해 알아갈 것이다. 너와 같이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고 생각해보고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선배들도 치던데 나도 쳐도 되나보다 라는 쉬운 생각을 후배들이 할 수도 있다는 것도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tears in heaven'에 대한 상세한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음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겠다. 타레가나 세고비아와 같은 기타 음악가들과 바흐 브람스등 고전음악 작곡가들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를 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갔으면 좋겠다. 물론 이미 많이 알고 있을 수도 있겠지.
|
2009/10/20
|
|
|
|
정호형// 레슨과 연주의 축은 고전음악이지만, 그 외의 곡도 레슨, 연주할 수 있지.. 만약 누군가 고전음악외의 곡을 연주하고 있을 때, 후배들이 나도 쳐도 되나 보다 라는 생각을 가지는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 오히려 나도 쳐봐야지 하는 생각이 더 나은 생각이고... 그리고 생각이 거기서 멈추지 않게 하는게 레슨과 사람들과의 소통이겠지. 개인의 취향인데, 특정곡은 룸외에서 치라는 건, 마치 룸을 직장처럼 여기라는 것 같아. 조금더. 자유로워야 되지 않을까...
인혁// tears in heaven 이라는 곡을 연습할 수 있다고 생각해. 만약에 내 제자라면, 암보하게 해오고 10분간은 그곡을 레슨해줄 수 있겠어. 그 이상은 해줄게 없어서 바로 다른 곡으로 넘어갈 것 같구나. 너도 그 곡을 2주이상 연습한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거고. 물론 그 곡을 너의 연주 레퍼토리에 넣어서 연주해준다면, 조언을 더 이상 해줄 순 없어도 즐겁게 들어줄 순 있어.
|
2009/10/20
|
|
|
그리고.
정호형이 제시한 방법대로 레슨부 게시판 같은데다가 문서를 모아보면 어떨까.
사실 지금 가장 레슨많이 하는 학번이 07학번일텐데(요즘은 더 높나?), 별로 반응이 없네..ㅎㅎ
그리고.
전에 한다던 레슨교재 작업은 어떻게 되가고 있는건가? 이번것과 합치면 좋을 겉 같아.
|
2009/10/20
|
|
|
오랜만에 들어와보고 싶더라니. 좋은 방법인것 같아.
|
2009/10/20
|
|
|
재식/ 내가 너무 강경한 입장 쪽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 같구나. 실상 나도 너와 별반 생각이 다르진 않다. 지금 데리고 있는 제자 한 명도 동아리 처음 들어와서는 통기타 곡만 치고 그런 종류의 악보만 찾아오고 하더니 레슨이 진행될 수록 고전곡을 연주하는 것이 느는 것 같더라. 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긴 했었지만 때론 눈에 띄어도 그냥 넘어가곤 했었다. 우리 동기 용수도 예로 들 수 있겠지. 장기하 나왔을 때 코드 따서 연주하거나 다행이다 같은 곡 연습해도 내가 문제 삼지 않았던 건 용수가 가진 고전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열정을 알기 때문이었지.
후배가 고전음악도 열심히 연습하면서 때때로 고전음악 외의 곡을 연주한다면 나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누군가가 내가 볼 때마다 통기타 곡만 연주하고, 평소에도 그렇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면 난 그아이가 왜 우리 동아리에 있는 건지 의아해 하겠지. 그 아이에겐 핑거스타일 동아리가 더 즐겁고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꺼다.
결국은 균형의 문제다. 주가 되어야 할 고전음악과 부가 되어야 할 다른 음악들 사이의 균형을 어디서 잡아야 하는지.. 그것은 각자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일이겠지.
재호형/ 형 오랜만이에요 ^^ 언제 술 한번 사주세요 ㅎㅎ
|
2009/10/20
|
|
|
재식/ 문서를 아직은 따로 모을 필요까진 없겠고.. 내가 매주 올리는 걸 지켜봐주면 좋겠다.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도움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부들이 조금씩 동참해주면 좋겠고, 내가 글을 모두 쓰고 나서 레슨부에서 괜찮다고 여겨지면 정리를 해보아도 늦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
2009/10/20
|
|
|
흠. 생각은 비슷하지만, 접근방식은 약간 다른것 같군...뭐 스타일이니까...^^
조금더. 애들이 호응해주면 더 좋겠다.
꼭 여기서가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라도..
언제까지나 정호형같은 사람이 남아있는건 아니니까...
|
2009/10/22
|
|
|
처음에 봤을 때 글이 길다고 생각했는데, 재식선배와 정호선배의 담론까지 잘 읽었습니다. 일단 기타뿐만이 아니라 음악의 이해에 대한 레슨까지 생각한다는 게 정말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저도 한번 시도해보고 싶어지는데요...근데 *표 질문이 좀 더 가볍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질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화현회를 오랫동안 지켜오신 선배의 입장에서 고전음악을 고수한다는 게 어떤 마음일지 알 것 같습니다. 저야 고전음악이든 아니든 칠만한 좋은 곡이면 쳐보긴 하지만 사실, 클래식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잘 모르니까요. 클래식곡들은 익숙해져야지 그것이 좋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마치 우리가 연주회에서 연주한 곡들에 각별한 애정이 생기는 것처럼 말이죠.
|
2009/10/22
|
|
|
지욱/ 괜찮다고 생각되면 레슨에서 시도해보렴. 문제는 네가 적절히 수정해도 좋을듯.
|
2009/10/24
|
|
|
적용해봐야짓! 기다려랏 제자들아
|
2012/03/03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