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시물제목 : 전훈대장입니다. |
800 - 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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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이름 : 김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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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2 - 등록 |
안녕하세요?
이번에 전훈대장을 맡게 된 36기 김보일입니다.
예비모임에 많이들 와서, 대부분 저를 알고 있겠지만, 아직 못 만난 사람도 있는 것 같네요.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경제학부 00학번이고, 5년 전쯤인가 졸업해서 현재는 한국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직딩입니다.ㅎ
직장인들의 요즘 주 단골 대화 소재는 여름휴가입니다.
직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이틀~사흘(+ 주말), 길면 일주일 정도 휴가를 씁니다.
제주도, 해운대, 온천 등 각종 휴양지,
이태리, 필리핀, 몽골 등 세계 각지로
누구랑 가고 어떻게 가고 무엇을 하며 등등..
얘기를 나누다 보면 직장인들의 낙인 짧은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사람들이 저한테도 묻습니다.
'너는 여름 휴가 어디가냐?'
(이 동네에선 아직 저 어립니다..;)
'설악산이요'
(다들 한번 쳐다봅니다)
'가서 뭐하는데?'
'1박 2일로 종주합니다'
(다시 한번 쳐다봅니다)
'누구랑 가는데?'
'학교 후배들이랑 갑니다'
'몇명이나 가는데?'
'75명이요;'
'산악부냐?'
'아뇨, 클래식기타 동아린데요..;;'
(대화가 끊깁니다....)
지금 여러분이 직장인의 1년에 3일 있는 여름휴가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그 여름휴가의 의미를 알고 있는 직장 동료들은 제가 여름휴가에 이런 무모해보이는 짓을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직장인에게 있어 삶의 보람을 느낄 때는 돈을 벌 때이며
삶의 행복을 느낄 때는 돈을 쓸 때입니다.
돈을 벌게 되면서 이래저래 돈을 써 보았습니다.
옛날 같으면 한 달 생활비일 돈을 하루에 써보기도 하고
주식사서 예전 1년 생활비를 벌어보기도, 날려보기도 하고
하지만 돈을 아무리 많이 써봐도 전훈가고 연주회하던 때 만큼 즐겁지는 않더군요.
좋은 직장 다녀서 돈 많이 버니까 배부른 소리를 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님 돈 잘 쓰는 법을 모르거나.. 제대로 못썼거나..)
돈이란게, 없으면 물론 불행하지만,
많다고 해서 꼭 행복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감동이라거나, 전율이라거나, 충만감이라거나.. 이런 행복을 주는 느낌들은 돈으로 살 수 없으니까요.
돈이 주는 것은 여유일 뿐,
행복을 만들어가는 것은 자신의 행동... 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동시에
순간순간들을 열심히 즐기려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현재가 옛날보다 재미없다면 잘못 살고 있는 건가요?ㅎㅎ
뭐.. 나름 열정적으로 일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를 위해서.. 대민봉사도 친절하게 하구요^^
하지만, 가끔, '살아있다'라는 것을 느끼고 싶어서
온몸이 기억하는 그 기분을 다시 한번- 혹시나 - 느낄 수 있을까 하여
늦은 나이에 무리한 도전을 해보려 합니다.
영원히 늙지 않는 피터팬처럼 철이 안드나 봅니다 ㅎㅎ
(그래서 우리 계열에 룸의 요정 종승이가 태어났나 봅니다^^)
간만에 밤에 게시판에 글을 쓰니 감상적이 되어버려서
옛날 버릇이 나와버렸네요;(스크롤바 압박..;)
원래는 전훈 대비 주의사항을 전달하려던 것이었는데 글이 엇나갔네요;;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시간도 늦어 대략 난감입니다.ㅡㅡ;;;
간단히 말씀드리면
2차 예비모임때 말씀드린 대로,
제가 요구하는 전훈 준비물은,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약간의 개념'입니다.
단체 준비물, 개인 준비물과 더불어 잘 챙겨오시기 바랍니다.
'개념'의 내용은 '전훈은 놀러가는게 아니라는 것'과,' 전훈은 단체생활'이라는 것입니다.
최소한 산에서는 항상 상기 개념을 탑재하고 있기를 바랍니다.
놀러가는 것도 아닌데 왜 힘든걸 왜 가느냐? 라고 물으면 잘 모릅니다.
살다보면 '노는 것 = 재미있는 것'이 꼭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기쁨이건, 슬픔이건, 원망이건, 후회이건, 즐거움이건, 우정이건, 사랑이건, 고마움이건 뭐가 됐던 간에
사람들과 부딫치면서 마음껏 느끼고,
그걸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생각하는 살아있다는 것 = '느낀다' 입니다.
다들 남은 며칠동안 몸관리 잘하고 짐 잘 챙겨서
토요일날 아침에 뵙겠습니다.
p.s1 요새는 전훈갈 때 자바라(접히는 물통) 안챙겨가나? 옛날에는 요긴하게 쓰곤 했는데..
p.s2 집에서 20L짜리 배낭 발견! 거의 새거고 전훈용(여자용)으로 큰 무리 없을 것 같음.
혹시 아직도 등산배낭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은 리플 달면 당일날 가져가겠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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