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BGM의 선곡을 맡게 된 43기 하승연입니다.
저는 음악을 넓게 듣는다기보다는.. 몇곡 또는 몇 개의 앨범만 지겹도록 듣는데요ㅎ
그래서인지 저의 선곡을 보다보면 같은 사람의 비슷비슷한 노래들이 많아서-_-; 조금 찔리기도 하지만;
그냥 재미있게 들어주시길 바랍니다ㅎ
1. 아랑훼즈 협주곡 제 1악장 알레그로 콘 스피리토 / 호아킨 로드리고
이 곡의 제목인 '아랑훼즈'는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있는 스페인의 별궁 이름이라고 합니다. 로드리고는 이곳을 찾았다가 그 아름다움에 심취해, 한 때 부귀영화를 자랑하던 스페인의 옛 영화를 생각하며 이 작품을 썼다고 합니다. 이 곡은 로드리고의 절친한 친구인 레히노 사인스 데 라 마사의 협연으로 1940년에 초연되었는데, 기타와 오케스트라의 음량 문제가 전혀 문제될 수 없음을 다시금 보여주며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고금을 통한 훌륭한 기타 협주곡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제 2악장 아다지오를 아시는 분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1악장이 더 좋아서 선곡해 보았습니다.
2. 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 제 2악장 아다지오 / 호아킨 로드리고
당시 스페인의 세고비아는 기타 한 대로 세계무대를 석권하며 기타를 현대에 다시 부활시킨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었는데, 로드리고가 역작 아랑훼즈 협주곡을 친구에게 헌정하자 삐져서; 자신은 절대로 아랑훼즈를 연주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이에 로드리고가 이 작품을 써 헌정하자, 세고비아는 줄기차게 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만 연주했다고 합니다. 이 곡은 산즈의 스페인 모음곡의 선율을 차용하여 작곡되었으며, 제목의 ‘어느 귀인’은 이 산즈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3. 백조의 노래 D.957, 세레나데 / 프란츠 슈베르트
백조의 노래는 렐슈타프의 시 7편, 하이네의 시 6편, 자이들의 시 1편, 총 14편에 곡을 붙인 것으로, 연작으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 슈베르트 사후 모아져 출판된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 세레나데는 매우 유명한 곡이기도 하고,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룸에 있는 솔로 악보를 보며 끙끙대다가 눈물을 흘리며 악보를 덮어야만했던 기억도 있지만요ㅠ 너무나 서정적인 이 곡은 성악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악기로 편곡되어 널리 연주되고 있습니다.
4. Invierno Porteno / 아스트로 피아졸라
이 곡 역시 아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겨울' 또는 '항구의 겨울'이라고도 하는데, 정확한 제목은 Invierno porteño입니다. 저는 곡의 전반부의 그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은 슬픈 느낌과 후반부의 그, 높은 가을하늘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의 대비가 좋더라구요. 매일 아사드형제 버전만 듣다가, 이번에는 기든 크레머의 버전을 올려봅니다.
5. Decarissimo / 아스트로 피아졸라
역시 피아졸라의 곡인 Decarissimo입니다. 노래가 달달해서 제목도 달달하겠지 하고 사전을 아무리 뒤져봐도 무슨 뜻인지 나와있지를 않더라구요; 아사드 형제의 버전입니다.
6. Vals de Primavera / 바리오스 망고레
망고레는 파라과이의 인디언 원주민 출신이라고 합니다. 그는 스스로를 '파라과이 정글에서 온 기타의 파가니니'라고 소개했다고 하는군요. 그 정도로 그의 기타 음악에는 남미의 민속음악에 근거한 강한 호소력이 담겨있습니다. 남미에서도 최빈국을 앞다투는 파라과이의 망고레를 떠올리면, 흔히 문명이라고 부르는 것과 순수한 음악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기도 합니다. David Russell의 <Music or Barrios> 에서 가져왔습니다. (우리나라에는 Mangore라는 이름이 익숙하지만 서양에서는 Agustin Barrios로 알려져 있다고 하는군요.)
7. Volver / Estralla Morente
이 곡은 스페인의 대표 영화감독인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Volver(귀향)이라는 영화의 ost입니다.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를 코믹하면서도 진지하게 다루고 있는 영화인데, 주인공 라이문다가 영화 중 이 곡을 플라멩코 악단과 함께 즉흥적으로 노래합니다. 영화 내용 전개상으로도 그렇고 노래에도 감명을 받아서 꽤 인상 깊게 기억되고 있는 장면입니다. 가사를.. 소개해볼까요-_-?
돌아온 과거와의 우연한 만남이 두려웠지 내 삶이 흔들릴까봐
추억으로 가득한 그 밤이 두려웠지 내 꿈이 뒤엉킬까봐
하지만 도망치던 나그네는 곧 발길을 멈추고
모든걸 앗아간 망각이 내 오랜 망상들을 죽였다 해도
내 마음속엔 아직도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있지
돌아오네-
주름진 이마, 세월의 눈이 쌓인 백발이 되어 귀향을 하네
인생은 한 순간,
뜨거운 눈빛은 널 찾아 그림자 속을 헤매고
생각하면 눈물만 흐르는 달콤한 추억에 의지해 내 영혼은 힘을 얻네.
8. Alfonsina y el mar / 아리엘 라미레즈
이 곡은 아르헨티나의 유명 시인이었던 알폰시나가 오랜 투병 중 47세의 나이에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한 사건 이후, 라미레즈가 애도하며 만든 노래입니다. 지난 학기의 관악사 음악회 장대건 리사이틀에서 장대건씨가 앵콜곡으로 연주하기도 했었는데요,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에서 이 노래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만큼 유명한 곡입니다. 메르세데스 소사의 음성입니다.
즐겁게 감상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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