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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제목 : 현기 2

896 - 조회

- 작성자이름 : 김광준

2003/05/13 - 등록

두시 반쯤 동현이네 집을 떠나 호남 고속도로를 타고 남으로 갔습니다. 길은 별로 막히지 않아서 한 시간 여 뒤에는 정읍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정읍역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그곳 구멍가게에서 딸기 한 상자, 북어포, 사과, 귤을 사고 있는 종현이를 만났습니다. 물론 기타도 들고 왔습니다. 종현이는 차에 타더니 곧장 구두와 양말을 벗어 부쳤는데 이 부분은 다음 날 더 많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세형이가 가져온 GPS navigator 안내로 선운산 선운사에 도착한 때는 오후 네시 반쯤. 구름이 두껍게 깔리고 바람이 있어서 이미 어둑어둑한 가운데 절 구경을 했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종현이가 산 뻥튀기를 나눠 먹었고 여기 저기 핀 동백꽃을 기웃거렸습니다. 이미 선운사 동백꽃은 행락철의 한 구호일 뿐 어쩌면 고속도로나 아파트 단지에 무더기로 핀 철쭉꽃보다도 감흥이 덜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들] 선운산 선운사

절에 있을 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날이 많이 어두워졌습니다.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와 종현이가 예약을 해 둔 선운산 관광호텔로 갔습니다. 짐을 푼 뒤에 풍천장어와 복분자주를 찾아 나섰습니다. 뜬금 없이 법성포 가서 굴비백반 먹자던 동현이도 호텔 옆 식당에 따라 들어왔습니다. 일단 시킨 풍천 장어에서는 흙냄새가 났는데 왜 이런 냄새가 나는 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이 냄새를 동현이도 저도 흙냄새라고 일치되게 주장하는 지 역시 모르겠습니다. 더 시킨 복분자주는 파전이며 묵을 곁드려 마셨습니다.

[사진] 살아있는 사람들

壽美

그려... 살아있는 사람들.... 보기 좋구마.. (어흑.. 갑자기 해물파전 먹고파 ㅡㅜ)

200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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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현

광준이는 앍장이 산 뻥 튀기기를 거의 먹지 않았읍니다. 앍장이 광준이 차 속에서 양말을 벗은 채로 있었는데, 그 때 손으로 발가락을 만지작 거렸고(내가 봤읍니다), 그 손을 봉지 안에 집어 넣어서 뻥튀기를 꺼냈다는 혐의때문이었읍니다. 덕분에 내가 넉넉하게 먹을 수 있었읍니다.

나는 동백꽃 하고는 인연이 없는 모양인데, 강진의 백련사도 그렇고 보령인가의 마량리도 그렇고, 이번 선운사 동백꽃 처럼 다 시들거나 진 모습만 봐와서 그런지, 사람들이 동배꽃 구경가자는 얘기를 할 때마다 시큰둥했는데, 앞으로는 더 시큰둥하게 될것 같습니다.
대웅보전 욈쪽 앞에 있는 배롱나무가 특히 멋있었읍니다. 아직 잎이나 꽃이 피지 않아서 사진에 얼른 눈에 띄지 않지만, 멋있게 만들어진 분재의 확대형 같았읍니다.

복분자 술을 우리가 세병 쯤 마셨나? 하여튼 앍장과 나의 주량으로는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신 셈이므로 둘의 얼굴이 충분히 붉게 변했읍니다. 그 술을 마시면 오줌발이 엄청 세진다던데, 호텔에 들어가서는 그 술 마신 기억을 잊어버려서 확인을 못했읍니다.

200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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