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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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이름 : 김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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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3 - 등록 |
지난 19일에, 그러니까 2003년 4월 19일 토요일에 시작해서 다음날까지 이어진 여행에 대해 기록을 남기기로 했습니다. 이틀간의 여행이었지만 이미 해 전에 예견된 바 있고 두 달동안 준비했으며 또한 앞으로 계속 이어질듯한 행사입니다.
화현회 77학번 몇몇이 우리 동기 현기가 있는 곳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말이 나온 것은 지난 2월 말. 현기 기일은 2월 20일이나 꼭 날짜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요. 종현이 첫 제안을 따라 419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두 달도 안 되어 100여 통의 E-mail이 오갔는데 편지를 쓰거나 받아본 여덟 중에 동현, 종현, 세형과 제가 직접 나서게 되었습니다.
4월 19일 토요일은 동현이도 저도 출근하는 날. 제가 있는 직장으로 세형이가 찾아온 때는 아침 10시 반쯤. 분당에서 대전까지 온 것입니다. 구내 식당에서 세형이와 잔치 국수를 한 그릇 반씩 먹고 오후 한시가 조금 지나 길을 떠났습니다. 우선 제 집앞으로 가서 세형이 차를 놓아두고 제 차로 동현이네 집앞으로 갔습니다.
동현이는 열두시 반까지 일한다고 했으므로 벌써 집에 와 있어야 할 시간이지요. 그런데 실제로는 세형이가 전화를 여러 번 하자 마지 못해 오후 두시쯤에야 퇴근해 귀가하더니 아직 점심을 안 먹었다며 반드시 집에서 먹고 와야 하니까 우리더러 계속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세형이도 저도 말로는 재촉했으나 우리는 동현이를 압니다.
[사진] 집에서 점심 먹어야 한다며 우리에게 더 기다리라고 하고 사라지는 동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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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사진 보인다. 내가 사진 안보인다고 팩~ 그래서.. 광준옹이 삐쳐서 다 지워뿔고 나가더니 왜 안 올리나 했드만.. 그동안 사진 올리는 방법을 도모하구 계셨었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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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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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다 이렇게 쓰는 건 뭐고, 요 조금 아래에 Write라는 버튼을 눌러서 쓰게 되어 있는 건 뭐고, 그 오른 쪽에 리플라이라고 된 건 또 뭡니까? 마는, 이런 걸 따질 겨를이 없으니 그냥 난 나방식대로 무식하게 하겠읍니다. 근데 아뭏든 좀 나처럼 아이큐가 팔십정도인 사람도 큰 문제 없이 헷갈리지 않게 사용할 수 았도록 씨스템을 디자인 좀 해줬으면 무지 고맙겠읍니다.
그건 그렇고, 오랜만에 이 싸이트에 들어와서, 광준이의 수고를 칭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해명을 해야 하게 된 점이 좀 거시기 합니다. 내가 토요일에 광준이와 세형이의 득달에 못이겨 마지 못해 기어나온 것으로 묘사 된 부분에 대해 해명이 필요합니다. 그기 다 벌어먹고 살자고 하다보니 그리 된 것이지, 마지못해 그런 것은 분명 아닌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오래된 친구한테 가게되는 셀레임으로 그 날을 오랫동안 기다려 왔는데, 막상 그 날이 되자 토요일 퇴근시간이 되었는데도 상사가 회의 소집을 하지 뭡니까? 회의소집에 불응하고 버팅길 장사 있읍니까?
그래서 회의가 끝나는 대로 득달같이 회사를 빠져 나오기는 했지만, 그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는 광준이와 세형이 한테 미안하기는 하지만, 어쩝니까 배고파 죽겠는 걸, 밥은 목어야 하지 않겠읍니까? 다 먹자고 하는 짓이라는데. 그래서 집 앞에 차를 세워 두고 광준이 세형이한테 미안하지만 잠시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해 두고서는 부리나케 집에 달려 들어가서(짜식들, 우리 집에 들어가서 기다리자고 제안을 해도 말을 안들었읍니다.) 후루룩 콩국수 한 사발을 들이키고 나왔던 겁니다.
자 보십시요, 이후의 광준이의 글 어디에도 나의 출발 지체로 인해 그 뒤 이어진 행사 어느 부분에도 영향이 있었다는 얘기는 한 자도 없지 않습니까? 광준이가 차를 모느라고 고생은 좀 했지만, 결국 기억에 남는 친구 방문이 되었읍니다.
아 참, 선암사를 처음 가 봤는데, 절 분위기가 여타의 절들과는 좀 다른 데가 있다고 느꼈는데, 그건 절이 산속에 같혀 있으되, 골짜기 폭이 제법 넓고 산이 험하거나 높지 않아서 좀 탁 트인 것 같은 느낌을 주더라는 점입니다. 입구에 제법 나이든 벚나무들이 가로수를 이루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았고, 절간에 다가가면서 나타나는 오래된 느티나무, 단풍나무, 쉬나무, 물푸레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이 참 좋았읍니다.
돌아 오는 길에, 길가에 앉아서 나물을 파는 아주머니한테서 당귀 이파리 묶음 한단을 2천원 주고 사왔읍니다. 광준이가 내 그런 짓을 보고 다분히 조롱하는 언사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집에 와서 쌀밥 쌜러드(요새 내가 개발한, 주둥이로만, 새로운 요리입니다)를 만들 때 듬뿍 넣어 먹었읍니다. 향이 약간 너무 강하달 수도 있었는데, 나쁘지 않았읍니다. 요리법은 간단합니다. 말 그대로 샐러드니까, 야채만 깨끗이 씻어서 쌀밥(보리밥이어도 무방하겠으나) 한 웅큼 더한 후에, 참기름, 들깨 기름, 올리브 기름 등 자기 취미대로 가미한 다음, 잘 비벼서 먹으면 되지요. 거기에 토마토를 잔뜩 넣어 비벼먹어도 괜찮습니다. 사과 조각을 듬뿍 더해도 나쁠게 하나도 없읍니다. 참고로 제가 즐겨 먹는 야채는 열무와 취나물인데, 그 취나물은 더운물이나 끓는 물에 데치지 않은 싱싱한 것을 씻기만 하여 비벼 먹는데, 그 향이 매우 좋습니다. 근데 아쉽게 이젠 철이 조금 지나서 싱싱한 취를 못먹게 되는 모양입니다. 나는 가급적이면 야채대 쌀밥의 비율을 5 대 1 정도 이상이 되도록 하여, 야채 여기저기에 밥알이 묻어 있는 정도로 해먹습니다. 이 무슨 씨잘데기 없는 소린가.
하여튼 현기한테 잘 다녀 왔읍니다. 오랜만에 깨끗한 산속에 가게 되니 몸과 마음이 꺠끗해 지는 느낌이었읍니다. 약간 비가 와서 더욱 그런 느낌이었을 겁니다. 이제 막 싹이 돋기 시작은 숲과 풀들이 그런 기분을 더해 주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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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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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거.. 글찮아도 한 번 쓰믄 길게 쓰는 사람이 꼬리글을 이용허고 글냐? 기냥 정식으로 reply 하던지 write 하던지 하소.. 스크롤 돌리기 싫소.. 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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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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훠메, 수미 선배님 무서버서 길게 못쓰겠읍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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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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