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시물제목 : 잃어버린 나의 조각을 찾아서 |
698 - 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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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이름 : 김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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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3 - 등록 |
다들 몸들 잘들 추스르고 리허설도 잘 치렀는지?
전훈갔다오자마자 출근했더니 인사발령이 나는 바람에 이틀 연속 계속된 회식에
결국 몸살나서 뻗어버려서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밤까지 뻗어있다가
이제야 정신차린 대장입니다.;; ㅎㅎ
출근했더니 사람들이 농활갔다왔냐고 많이 놀리네요;;
설악산 종주를 하고 왔다고 하니까 다들 이해하기 어렵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더라구요.
어찌 설명하겠습니까. 전훈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 나이가 되어서 '휴식'이 아닌 '고행'에 금쪽같은 휴가를 낭비하는 이유를.
화현회에서 배운 가장 큰 것 중 하나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할 때 더욱 행복하다'는 것이죠.
전지훈련에서 '누가 산을 제일 잘 탄다더라' 하는 것으로 유명해지지 않죠..
함께 고생을 했고 한명도 낙오됨 없이 무사히 다녀왔다는 것이 중요하죠.
(오히려 고생을 많이 했던 사람일수록 나중에 더 재밌게 놀고 큰 추억을 가져가지 않던가요?^^)
연주회에서 큰 감동을 주는 것은 뛰어난 기교로 사람들을 압도했을 때가 아니라,
팀원들간에 멋진 호흡을 보여주었을 때, 그리고 관객과 진정한 '공감'을 이끌어냈을 때이죠.
사람들과 같은 경험을 하고 '공감'할 때 기쁨이 더욱 커진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마음과 시간을 나눈 사람들과 함께할 때,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이곳에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결국 옛날에 본 맛을 잊지 못하고 4년만에 다시 돌아오고야 말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체력에 자신감이 떨어졌던 데다,
76명이라는 사상 초유의 대인원에 부담이 많이 되어,
이번 전훈의 목표를 '안전'으로 삼았습니다.
걱정을 많이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하나하나가 대장을 맡아도 될만한 거물급 조장들이 뒤를 받쳐준데다,
열성적이고 적극적이고 팀웍도 뛰어난 집행부들이 열심히 움직여주었고,
결정적으로, 체력장 점수가 점점 떨어진다는 둥 학생들의 체력저하가 심각하다는 뉴스와는 다르게
(신합단원들이 대충 그 뉴스에 나왔던 중고등학생들인 듯 한데..ㅡㅡa;;)
1,2학년들이 이끄는대로 말도 잘 듣고 산도 잘 타 주어서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설악산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더 빡세게 일정을 잡아도 될 뻔 했어요..)
대충 소감을 들어보니 '생각보다 쉬웠다'는 평이 대부분이라,
앞으로 '전지훈련은 힘들지 않다'라는 잘못된 편견이 자리잡히지나 않을까 걱정될 정도입니다.
(얘들아 그렇지 않단다.. 이건 어디까지나 전적으로 뛰어난 대장이 있었기 때문.. 쿨럭..;;;)
그래도 중청 대피소에 일찍 도착해서 맛있는(?;;) 음식들 해먹고 사진도 찍고 경치도 보고 이야기도 하고 해서 즐거웠네요.
개인적으로는 산행 둘째날에 무리해서 일찍 출발했는데 일출을 보지 못해서 많이 아쉽네요.
사람들 추위에 떨게만 하고, 사진도 못찍고, 미안할 따름입니다..;;;
(일출을 보려면 회장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데.. 어디선가 덕이 부족한 모양..)
나중에 산에 대해서는 (내가 안 갔던) 금강굴 얘기밖에 안하더군요;;
다른 코스도 열심히 탔는데 약간 섭섭..;;(역시 대열이 무너지면 힘들어지는 듯..)
하지만 게으른 불량학생들과 멍때리는 것도 나름 재밌었어.. 그지?^^
(역시 조장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듯, 2조가 대부분이었다는 ㅎㅎ)
바다에서는 떠든다고 항의가 들어오는 바람에 신합단원들이 대부분 바다로 갔죠.
(귀차니즘에 빠진 OB들만 옥상에 남아있더라는..;;)
그래서 사람들과 술을 한잔씩 못한 것이 또한 아쉬움으로 남네요.
나이도 그렇고 주변 상황도 그렇고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네요.ㅎ
부족한 대장 잘 따라줘서 다들 고맙고
좋은 추억 함께해줘서 더욱 고마워요.
나이가 들수록 원래 있었던 인연들을 관리하기가 어려워지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기는 갈수록 어려워지네요.
그런데 또 70명이나 되는 새로운 인연들을 만들어버려서 어떻게 감당해야 할 지 대략 난감입니다..^^;
전훈에서 다시 본 사람들, 정말 고맙고 반가웠고, 새로 본 사람들도 앞으로 계속 볼 수 있는 인연이 되길.
한 명 한 명 이름 기억하고 불러주지 못해서 미안하네요.
가끔 룸에 갈 테니 말 걸어주세요~ (이름 헷갈려도 화내지 말구요~ 원래 이름 잘 못외워요;;)
전에도 말했지만, 명동이나 시청, 광화문 쪽으로 올 일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요. 맛난거 사줄테니.
또한, 인생이 팍팍하다거나, 미래가 걱정된다거나, 그냥 심심하다거나, 단백질이 부족하다거나 할 때도 연락해요.(대장 전화번호는 다들 알고 있겠죠?^^)
내가 기억하는 전훈은 '감동'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내가 향수를 느낄 수 있을만한 그런 모습이어준다면
참 고맙고 뿌듯할 것 같네요.
군대를 가고, 직장을 다니면서 항상 뭔가 빠진 듯한 허전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제야 나의 잃어버린 조각을 조금 찾은 듯 합니다.
앞으로 다시 열정적으로 살아보려 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한 기억 잊지 말고 오래 간직하도록 해요.
그리고 언제나 지금처럼 열정적으로 살기!
왜 열심히 사냐고 물으면 '지금처럼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수 있게.
아직 꿈을 꾼 것인지 진짜였는지 분간이 안되고 있네요.
빨리 정신차리고 직장인모드로 돌아가야겠어요^^;
여러분도 연습 마무리 잘해서 연주회 잘 하도록 하세요. 화현회의 진정한 감동은 연주회에 있으니까요.^^
p.s 여기까지 읽느라 수고했어요^^;
늦었다고 생각말고 후기는 꼭 쓰도록 해요. 기억은 틀에 잡아두지 않으면 잘 도망가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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