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시물제목 : 악장이 리드하는 후기 |
311 - 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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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이름 : 문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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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9 - 등록 |
아무도 후기 안쓰고 있길래 내가 먼저 쓸랍니다
하고 있는 도중에 누가 쓰고있으려나
토요일인데도 합주가 없으니 허전하네요. 슬슬 연주회가 끝났다는 게 실감이 납니다.
길다면 길고 또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사이에 정이 들었습니다.
시작할 때는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연습들이 모두 끝나버리고
이제 길게만 느껴졌던 그 시간들은 신입생 합주라는 순간으로 기억에 남게 되겠지요.
2개월이나 되는 시간이 단편적으로만 남아있는 것이 뭔가 허무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우리들의 인연이 25명 모두가 평생 가지는 않을테니 시간을 낭비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얼굴을 잘 안보게 되면서 서먹서먹해질 수도 있고,
본과에 진입하면서 만날 일이 적어져 소원해질 수도 있고...
수도 없이 많은 이유로 우리들 모두가 함께 2개월간 쌓아놓은 인연은 결국 약해질겁니다.
하지만 저에게 있어서 신입생 합주는 절대 헛 된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추억은 인연보다 오래 남아있을 수 있을테니까요.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클래식기타를 잡고 합주를 해냈으니까 오랫동안, 아마도 평생 기억에 남겠지요.
시간이 흐른 뒤에 여러분들이 신입생때 무얼 했나 돌이켜보면 신입생 합주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고
거기엔 지휘자님, 파트장들과 더불어 악장인 제가 있을 겁니다.
어떻게보면, 겨우 2달만에 저는 영원히 여러분들과 함께할 수 있게 된 겁니다.
25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평생 저를 기억해주겠지요.
그것이 제게는 무엇보다도 감사하고 너무나 영광스럽습니다.
불끄고 소감 한마디씩 할 때는 분위기를 살짝 가볍게 만들었으니 이번엔 좀 진지하게 써봅니다.
다들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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