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성자이름 : 종은
|
2001/10/07 - 등록 |
연주회다.
신합부터 차근차근 보고 싶었지만
도착해보니 대부분이 끝나고 독주와 합주만 남아 있었다.
잘치든 못치든 가장 듣고 싶었던 것은 아라베스크였는데..
코윤바바.
SF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런 곡.
우주공간이 떠오르고
우주선 속에서 검은 하늘을 바라보는 느낌.
몸 속에 있는 수분들까지 하나로 박제된 듯
묘한 건조감을 주는 느낌.
망망한 공간속에서의 지극한 외로움이
어쩌면 너무 절제되어 있었던 것 같기도 한 연주.
하지만 너무도 멋.지.다.
합주.
언젠가부터는 합주에서 쓰이는 트라이앵글이나 기타 다른 소리가 별로 달갑지 않다.
오늘같이 잘 어우러지는 연주에서도.. 왜그럴까.
전번 신입생 환영 연주회에서 같이 합주했던 사람들을 쳐다보노라니
그때의 느낌이 샐쭉 고개를 내민다.
훗..
작은 부분에 신경을 쓴 티가 나는 연주..
애프터.
참여하지 않았던 연주회의 애프터는 늘 쓸쓸했었는데
오늘은 그들의 주변에 서 있는 것이 즐거웠다.
눈물 흘리고 있는 아이.
쇼파에 누워있는 아이.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는 아이.
목소리 커진줄 모른 채 떠들고 있는 아이..
잔에 맥주를 가득 채우고.
흘러넘치는 거품 홀짝대고.
말없이 그들을 훔쳐보며 추억에 잠긴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