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모두들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처음으로 팀장이란 걸 맡아본 2학년들도, 처음으로 팀이란걸 해본 1학년들도 모두 즐거이 연습하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길 바랍니다. 그게가장 중요한거니까요.
어제 심사를 하면서 써뒀던 코멘트 종이를 집에 들고 와 보니 그냥 버리기 보단 걸러서라도 써서 남기는게 도움이 될것 같더군요. 하루 지나서 벌써 기억이 희미하지만 기억을 되짚어 보면서 몇자 써보려고 컴퓨터 앞에 앉아 봅니다.
다분히 개인적 취향이 많은 코멘트이며, 아무런 강제성도 없으므로 편히 읽어보면 좋겠네요.
우선 전체적인 느낌을 말하자면, 심사평때도 나온 이야기지만 여러면에서 전반적으로 뛰어난 팀보다는 팀들의 장단이 좀 확연히 드러난 콩쿨이었던 것 같아요. 어떤 팀은 큰 음량을 보여줬고, 어떤 팀은 무난한 분위기를 잘 연주했고, 어떤 팀은 또 악상을 많이 넣어서 감칠맛 나는 연주를 보여주려고 노력했죠. 정말 좋은 연주는 그런 모든게 다 살아있어야 했지만 그러기엔 연습시간이 모자랐으리라고 생각해요 ^^;;
그중에서도 가장 첫번째로 여러분의 연주는 음량면에서 많은 발전이 있어야 합니다. 연주는 행해지는 장소에 따라서 다른 의미를 가지죠. 방구석에서 혼자 연주할 때는 그렇게 큰 음량이 필요가 없어요. 밤늦게는 정말 작게 연주해도 음이 방 곳곳까지 울리죠. 하지만 콩쿨이나 기타 무대에서의 연주는 청중을 향한 연주고 따라서 그에 걸맞는 음량과 표현을 해주어야 옳습니다. 이는 자신감과도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자신감이 부족한 연주는 음이 힘이 없고 뻗어나가지 못하기가 쉽죠. 자신이 나서야 할 부분(특히 멜로디를 연주할때)에서는 가장 맨 뒷자리에 있는 사람까지 들을 수 있도록 자신감 있는 연주를 할 필요가 있어요. 특히 신입생들에게는 이런 점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악상 이전에 곡을 만들때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멜로디 라인을 잘 잡는 것이에요. 아직 이 단계를 못 벗어난 팀이 몇몇 있었는데 이런 연주는 사실 감상하기에 굉장히 괴롭습니다. ㅠㅜ 꼭! 멜로디 파트는 연습을 두배이상 한다고 생각하셔요.
악상을 이야기하자면 악상은 크게 템포변화와 음량변화의 두가지가 있고 이 둘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음악이 생동감을 갖게 됩니다. 몇몇 팀들은 악상에서 많은 욕심을 내서 이런 저런 시도를 한 반면에 몇몇 팀은 무난무난하게 연주하려고 했던 것 같네요. 이 것은 어느쪽이 좋다고는 말할수 없는 문제입니다만, 다만 동아리의 콩쿨이고 아직 더 배워나가야 할 것이 많은 학년임을 생각할때 악상에서도 이런저런 욕심을 내서 연습을 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어요. 한가지 감정으로 흘러가는 곡만을 연습하면 얻을수 없는 것도 있거든요.
또 악상에서 특히 음량변화를 줄 때 템포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건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청중, 특히 곡을 처음 듣는 입장에서 템포는 청중이 곡을 쫒아가는 끈 같은 것이에요. 끈이 막 흔들려서 놓쳐버리는 순간 청중은 흐름에서 미아가 되고 '이게 뭐야?'하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럼 아무리 뒷부분을 잘 연주해도 흥이 깨지기 마련입니다. 큰 다이나믹을 시도한 만큼 템포를 잘 잡을수 있도록 노력해야하고 이는 단원사이의 약속과 호흡, 그리고 약속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또 팀장들은 처음으로 '편곡'이란 것을 해보았을텐데-_-; 음 많이 어렵죠. 편곡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면 또 한편의 긴긴 이야기를 써야 하겟습니다만, 그보다는 예전에 다른분들이 편곡에 대해 써둔 이야기들이 있을테니 그쪽을 참조하도록 하세요. 다들 뭐 괜찮았습니다만 몇가지 마음에 걸렸던건 기술적으로 좀 무리가 있는 프레이즈나, 너무 원보에 집착한 편곡들이 좀 그랬네요. 편곡을 할때는 음악에 대한 이미지, 내가 연주하고 싶은 이미지를 먼저 잡고 거기에 단원들의 실력을 감안하여 편곡을 해주시길 바래요. ㅎㅎ 악보의 음표에 치중하지 말고 그 너머에 있는 음악을 편곡해야해요.
마지막으로 비브라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아직 신입생은 음을 내기도 바쁜 입장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비브라토는 멜로디를 유려하게 연주하고 싶다면 거의 필수적으로 연습을 해야하는 기술이에요. 곡을 들으면서 비브라토가 꼭 있어줬으면 하는 부분인데 없어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는데, 비브라토도 연습을 해두길 바래요. 꼭! 도움이 될날이 옵니다.
그럼 팀별로 끄적여 놓은걸 대충 옮겨볼께요. ㅠㅜㅠ 많이 못쓴것도 있고 그러네요.
1.소명이팀
처음에 좀 곡의 흐름을 갈피를 못잡았었어요. 초반에 실수가 많은 느낌. 시작하기 전에 자신이 처음 연주할 프레이즈를 주욱 생각해보고 연주에 들어가는게 좋을것 같아요.
멜로디를 연주하는 2nd가 굉장히 아쉬웠어요. 1st도 기대보다는 좀 아쉬운 느낌이었구요. 전하려는 느낌은 대충 알것 같은데, 그 느낌이 온전히 가슴으로 와닿진 않는 연주였습니다. 멜로디 라인의 완성도가 많이 떨어졌어요.
소명이의 연주 끝나고 마지막 한숨이 좀 그렇더라구요 ^^;;;
2.홍근이,태래형팀
전반적으로 스케일이 많은 곡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부분에서 제대로 된 연주가 되지 않았어요. 이 팀 역시 1st의 멜로디 라인이 제대로 살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곡이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 많이 났어요. 신입생에게는 좀 과도한 로드가 걸리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그래도 이 기회로 많이 발전 했을 거에요. 수고했어요.
scale 연주시 터치 미숙 같은 부분이 많이 드러났는데 레슨과 오디션을 통해서 수정하길 바래요.
scale 연주시 강박이 정확한 곳에 위치하지 않아서 마치 당김음 같은 느낌이 났어요.
3.소아팀
팀장의 욕심이 느껴지는 선곡입니다만... 1st가 너무 로드가 심하게 걸려서 원하는 음악을 못하는 느낌이었어요. 연습이 부족한건지, 실력보다 곡이 어려웠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특히 곡 후반부에 나오는 연음은 좀 많이 무리수였어요. 2nd는 m터치가 너무너무 이상해서 멜로디 표현이 못 살았구요. 4th 잘치네...라고 써놨는데 뭘 잘쳤다는 건진 기억이 잘 안나네요-_-;; 죄송..
4.성준팀
무난-한 연주가 돋보이는 팀이었는데, 좀 과하게 말하면 그게 전부였어요. 편곡에서 굉장히 음을 아낀 티가 났고 덕분에 신입생들이 무난히 소화해서 곡이 잘 만들어진 느낌이에요. 좀 심심하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3rd 파트를 맡은 다운이가 반주 비슷한 역할을 한 것 같은데 소소한 분위기 전환이라던가를 잘 맞추어 줘서 곡이 유려한 느낌이 났어요. 다만 1st 성준이와 한께 트릴연습은 좀 해야할 것 같네요. (특히 하행슬러) 악상에선 다이나믹을 거의 느낄 수 없었는데 이건 곡 탓인것 같네요.
5.미린이팀
미린이가 반주를 맡았는데 큰 무리없이 잘 연주해서 기특했구요. 하지만 저음의 유지가 전혀 안된건 큰 마이너스였어요. 콘트라베이스나 첼로는 피치카토나 스피카토로 연주해도 음의 잔향이 오래 남지만 기타는 그렇지 않아요. 좀 더 기타의 특성을 고려했다면 저음을 유지해주는게 맞았다고 봐요. 또 음량이 좀더 살았으면 좋았을것 같네요.
신입생들이 열심히 연주해주는 부분이 좋았고, 연습하기도 재밌었을 거라는 생강르 햇어요. 다만 2nd 학생이 템포를 좀 뒤흔드는 부분이 있어서 아쉬웠어요.
마지막으로 끝나는 부분의 임팩트가 좀 아쉬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6.혁준이팀
이 팀은 두 명이 내 수업을 듣는데... -_-ㅋㅋㅋ 역시 학번빨이 있어서 호흡은 잘 맞더군요. 다만 곡난이도도 그렇고 좀 아쉬운 연주였어요. 기교적인건 차치하고 그냥 편곡에서 좀 신경쓰인건 첫부분 셋잇단 내려오는 멜로디에서 굳이 마지막 낮은음까지 다 칠필욘 없지 않았나 ㅠㅠ (F# 이었던거 같은데) 싶어요. 그거 치느라 다음 프레이즈 제대로 못들어간게 맘에 걸려서.
7.아민이팀
이 팀은 미안하지만 내가 전혀 곡을 못 쫒아갔어요. 곡의 느낌이나 흐름이 좀 잘 전해지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Bass의 연주가 음량이 커서 좋았고, 전반적인 음량이 컸던게 인상적이었지만 음악을 모르겠어요... ㅜㅠ 혹시나 나중에 다시 원곡을 들어봤지만 그래도 기타버젼이랑 잘 매치는 안되네요;
8.영혜팀
이 팀은 음량, 다이나믹이 좋았는데 반면에 템포가 엄청나게 흔들렸어요. 의도한 템포 변화 이외에 템포가 흔들리면 듣기 거북하니까 주의를 해야 할거에요. 분위기 전환 면에서는 인상적인 팀이었어요. 1st도 수고많았어요.
9.인창이팀
8번팀과는 정반대. 음량이 좀 아쉬웠고 큰 다이나믹은 없었지만 차분하게 곡을 연주했어요. 1st의 멜로디가 듣기 편했는데 속도는 조금더 빨랐으면 하는 개인적이 아쉬움이 있네요. 멜로디의 표현이 좋았는데 폭이 좁아서 아쉬움이 컸어요. 1st 멜로디와 2nd/3rd의 멜로디가 동시에 있는 경우 1st가 음량적인 면에서 어느정도 앞으로 나와줘야 2nd와 3rd가 표현할 여지가 생기는데 그런 부분이 좀 아쉽더군요. 거꾸로 말하면 2nd/3rd는 자신이 나와줘야 할 부분에서 좀 주저하는 면이 있었던거 같아요.
10.철환이팀
이 팀은 선곡에서 욕심이 좀 과했어요. 반주 파트가 좀 실수가 많았고 얹어진 멜로디가 같이 흔들려서 아쉬웠어요.
11.세현이팀
이 팀도 10번 팀과 비슷한 아쉬움이 있네요. 우선 Jazz에서 Bass라인은 굉장히 중요한데, 이 부분을 전혀 못살려서 아쉬웠어요. 전반적으로 팀원들의 자신감이 많이 부족해보였고, 처리되지 않는 배음들도 많아서 산만하고 어수선한 느낌이었어요.
12.혜민이팀
여러가지 효과도 좋았고, 편곡하면서 곡의 흐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것 같더군요. 악상이라던가 맞춰진 호흡이 굉장히 좋았고, 14팀 중 가장 dynamic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않았나 싶어요. 근데 멜로디에서 전혀 비브라토를 넣어주지 않은 점이 좀 아쉬웠어요. 멜로디가 너무 정직한 느낌이라 좀 느낌이 안살았어요.
13.경규팀
무슨곡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ㅠㅠ 왈츠라곤 써있는데 왈츠같지 않은... 멜로디 음색이 나쁘진 않았는데 작고 힘이 없었어요.
14.유빈이팀
겹음이 아름답지 않아서 아쉬웠고, 유빈이의 스케일이 좀 그렇더군요...; 산만하게 시작해서 그 산만함이 마무리가 되지 않은 채 곡이 어영부영 끝나 버렸던게 가장 아쉬웠어요.
쓰고나니 좀 팀마다 코멘트도 들쑥날쑥하고;; 좀더 많이 써둘걸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쪼록 조금이라도 개개인의 실력향상에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준영형이 말한대로 즐거운 추억을 좋게 간직하는 것이겠죠 ^^; 아무쪼록 이번 콩쿨이 모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래요.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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