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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2010 전훈후기
전훈을 다녀오고 너무 아쉬운 마음에 몇 자 끄적이던 것이
싸이월드 일기장 수준의 글로 a4 7장이 넘어버려
오그라든 손발로 구겨버리고 여기에 다시 씁니다.
이제 다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일어나고, 다시 출근하고, 점심을 먹다 보니,
7년 동안 전훈과 함께한 생협숟가락이 떠오릅니다.
이제 그 숟가락으로 추억을 곱씹어 봅니다.
누가 내게 대학생활을 묻는다면, 8할이 화현회라고 대답합니다.
유난히 즐거웠던 40기 신합과, 강렬했던 04년 여름전훈의 기억은 화현회에 대단한 애착을 갖게 해 줬습니다.
하지만 기타실력이 모자라서인지 3번의 연주회밖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대신에 화현회에 대한 애착을 전지훈련에서 채울 수 있었지요. 2004년부터 지금까지 7번의 여름전훈과 4번의 겨울전훈. 학기 중엔 룸에도 잘 못 가지만, 방학만 되면 당연하다는 듯 전훈 일정부터 챙겼습니다. (항간엔 내가 전훈 가야 볼 수 있는 선배로 알려졌다는군요ㅋㅋ) 오랜만에 만나는 동기들, 새로 만나는 친구들. 그들과 함께 고생하고 의지하며 보낸 이틀간의 산행과 피로를 한방에 씻어주는 바다에서의 0박3일은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렇게 7년 동안 전훈을 다니다 보니 조장도 되고, 어느새 대장 섭외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연구실에서 생활하다 보니 지난 전훈부터는 몸과 마음의 부담이 생겨서 가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마지막일 수도 있는 전훈, 게다가 전훈 대장이라는 말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소아에게 생각해보겠다고 했던 것은..... 트랩카드!) 만사를 제쳐두고 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동안 받기만 한 것이 너무 많은 화현회에 보답해줄 수 있는, 하늘이 주신 기회처럼 보였거든요.
대장을 맡기로 결심하니 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부담감, 그리고 예년처럼 화현인으로서 전훈을 즐기고 싶은 마음 중 전자가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지금까지와 달리, 7명의 조원들과 오손도손 지내기보다, 전체를 바라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산행만 70여명이 간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렇게 많은 후배들과 어떻게 다녀와야 할까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저의 첫 전훈 대장님인 김일제 선배님께 배운 것을 후배들에게도 물려주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무려 6년 전의 일이지만, 선배님이 강조하신 말씀은 아직까지도 산에 오를 때면 생각이 납니다. 많은 인원이 산이 좋아 산에 오르는 만큼 해를 끼치지 않고 다녀오자는 것입니다. 조윤형 선배님의 조에서 꽁치, 스팸, 참치는 물론, 이것 저것 넣은 라면 국물까지도 남기지 않고 먹는다는 것이 재밌기도 하면서도, 생각지도 못하는 사이에 산과 자연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남거든요. 뿐만 아니라, 박건태 대장님, 김보일 대장님 등 선배님들이 누누히 강조하신 것처럼 남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각자 개념을 챙기자는 말씀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이 났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여러 번 전지훈련을 다니면서 항상 지적되었던 문제이기도 하지만, 항상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후배들에게 각인시켜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두 번의 예비모임에서도, 심지어 청학동에서 출발하는 날 아침에도 약간의 질타를 섞어 그것을 강조했었죠. 처음엔 많이 걱정도 됐지만, 예비모임에서 많은 후배들이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것을 보고, 심지어 개인적으로 전화까지 해서 상의하는 친구들을 보며 이번 전훈 잘 다녀올 수 있을 거란 좋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역시나 산을 오르며 다들 조장님들과 대장의 말을 잘 따라주고, 특히 산장에서 ‘음식물 남기지 않기’, ‘취침-기상시간 지키기’, ‘조용히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기’ 등 하나하나 나무랄 데 없이 지켜준 것에 너무나 고마우면서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오히려 지금 생각해보면, 심지어 바다에서도, 너무 지킬 것만 강조한 나머지 후배들과 친하게 어울릴 기회가 적었던 것이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코스는 청학동 남부능선, 세석-장터목,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돌아오는 코스로 결정하였습니다. 위에도 언급했듯 이번 전훈은 개인적으로 전지훈련과 화현회 활동을 마무리하는 의미가 담겨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간 전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04년 코스를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04년 전훈은 장터목 산장에서 유성우, 다음날 천왕봉 일출까지! 내 생에 다시는 못 경험할 수도 있을 만큼 운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일제 선배님의 인덕 덕분이었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때 코스는 청학동-장터목으로 올라가서 천왕봉-대원사로 내려오는 것이었는데, 올라가는 것도 굉장히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바보페이스!!), 하산 코스도 너무 길어 해질 무렵에 도착하는 무시무시한 코스였죠. 그래서 이번 하산 코스는 천왕봉 최단코스인 중산리코스를 택하기로 했습니다.
코스를 정하고 나서 책, 블로그를 참고해 루트상의 체크포인트와 시간 계획을 세웠더니, 역시나 상행은 무려 14km, 10시간이나 됩니다. 하산길을 줄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지리산 대장을 위해, 김명수, [지리산], 돌베게, 2001. 지리산을 20여 년간 오르고, 책을 쓰며 다시 확인하며 오르고 올라 쓴 책입니다. 코스정보뿐만 아니라 배경지식을 위해서도 정말 좋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선배들에게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전전전 대장이었던, 화현회의 살아있는 화석과도 같은, 재희형과 맥주 한잔 기울이며 다시 한번 정리해보기도 하고, 전전 대장이었던 재현이형과도 이야기해보....려했지만 재현이형은 미국에 가서 아쉽게도 만나진 못했네요^^; 그래도 전훈 내내 몇 번씩 전화해서 안부 물어주시고 관심 가져 주셔서 늘 고마운 마음 갖고 있습니다.
아, 이제 전훈준비는 다 되었습니다.
이제 짐 싸고 떠나기만 하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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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마지막 두줄 왠지 반전공포의 느낌이..ㅠㅠ 흐앗 대장님 수고하셨어요!!!!! 전훈 넘 재밌었다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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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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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 많았다. 무사히 다녀와서 다행이구나~^^
잘 할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었네.
지리산.. 꼭 한 번 다시 가보고 싶었는데 아쉽네.
효성이랑은 다음에 다시 한번 같이 산을 오르고 싶구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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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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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줄ㄷㄷ
후후 다음 전훈에는 형이 조장하시고 제가 신입생이고 재희형이 대장이지 않을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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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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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장님 ㅠㅠ 어우러진 줄 다시 만들고 싶어지네요 ㅠㅠㅠ 전훈 정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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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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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 나는 니가 먼저 가버려서 아쉬웠는데?ㅋㅋ 작년에는 내가 먼저 가버렸고ㅠ
보일이형/ 그렇게 봐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이번에 함께 가실 뻔 했다고 들었는데 너무 아쉬워요ㅠㅠ
인혁/ 어... 어떻게 지리산을 넘어 서울까지 오게됐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꾸...꿈인건가!!!!
미린/ A4에 따로 인쇄해서 뒤에 풀로 붙여줘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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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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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런글이 ㅋㅋㅋㅋ수고하셨습니다 ㅋㅋㅋㅋ 마지막 전훈이 아니시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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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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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줄 읽으니 노래 들려오는듯한,,,, 아 인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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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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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효성이랑 바다에서노는게 그렇게재밌던데 이번엔 못놀았음 ㅠㅠ
고로 내년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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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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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 생애 처음 경험한 지리산하고 천왕봉 일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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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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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퀴 꿈인가... 수고하셨어요 대장님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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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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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뜨뜻해지네요.....ㅋㅋ 고생 많으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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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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