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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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제목 : Geneva, Genève, Genf... |
938 - 조회 |
제네바가 어디야? 그게 이태리냐? 프랑스냐? 거긴 뭐하는데냐? 서울에서 직항은 다니냐?
작년 이맘때 이곳 제네바로 오면서 사람들이 호기심어린 말투로 물어보곤 했던 질문들입니다.
제네바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그런 설명도 하다보니 지쳐버린 나는....
"제네바는 바다같은 호수가 있고요, 그 호숫가 잔디밭에서 바베큐도 해먹습니다.
고흐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노란 유채꽃 들판 사이로 집사람과 다정히 걷기도 합니다.
참, 붉은 양귀비꽃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 열매를 따서 아편으로 만들어 볼까 진지하게 연구했으나,
그게 개양귀비꽃임을 알고 무척 실망했습니다.
가끔씩 낚시로 송어를 잡아 회를 쳐 먹습니다.
16년간 오만팔천종의 생선회를 쳐본 사시미의 달인은 아니지만,
낚시광인 아버지로부터 배운 사시미 솜씨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는 출장 요리사로 제법 주가가 높습니다.
이따금씩 송어회를 썰어 직원들에게 나눠주곤 하는데,
그들은 그 답례로 밑반찬을 그릇에 가득 담아줍니다.
남는 장사인 것 같습니다.
아. 일주일에 한번 직원 자녀들 서너명에게 기타를 가르치고 있고,
역시 레슨비로 김치와 밑반찬을 얻어 먹습니다.
이것 역시 남는 장사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원래는 거지꼴로 몽블랑 다리 한켠에서 기타를 치면서,
'한푼 줍쇼'로 투잡을 뛸까 했습니다.
동종업종 종사자말로는 꽤 수입이 짭짤하다고 하던데...
그러나 저는 법적으로 그런 구걸행위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걸 하려면 제가 무직자임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할 수는 있겠지요. 지금 직장을 때려치우면 되니까.
그치만 시정부가 저에게 구걸행위를 허락하기 이전에
저를 한국으로 쫓아버리지 않을까요.
기타치는 소리가 지겹다고 투덜대는 위아래층 이웃들에게는,
서울에 있는 와이프를 위해 녹음중이니 참아달라.
못참겠으면 경찰에 신고해라.
니네 꼬마 쿵쿵거리며 뛰어다니는거, 그저께 바베큐해먹으면서 우리집에 연기날려 보낸거,
나도 니네들 신고하겠다...며 맞짱을 뜹니다.
이웃들은 미적 감각이 너무나도 뛰어납니다.
작년 여름, 그들은 우리집 베란다 깻잎, 고추가 흉칙하다며 동사무소에 신고를 했습니다.
비오는 날 베란다에서 삼겹살을 궈먹으며, 깻잎과 고추를 씻지도 않고
바로 따서 먹는 모습을 봤다며, 애들 교육에 지장있으니 삼가해 달라고 으르렁거립니다.
제네바에 와서 가장 많이 한 불어라고는 '봉쥬르', '봉수와', '메르씨' 입니다.
그러다 상대방이 나에게 세 단어 이상의 불어문장을 얘기하면, 저는 당장
'빠동, 두 유 스피크 잉글리시?'라며, 변방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세계인의 기상을 과시합니다.
아름다운 제네바에는 이렇듯
따스하고 다정한 스위스 사람들이 있어서 즐겁습니다.'
...며 제 삶을 설명해주곤 합니다. 잘 살고 있지요.
추신 : 늘 눈으로만 보다가 몇년만에 글을 올립니다. 오늘 아침 87 김은성 선배님으로부터의 반가운 소식을 듣고 용기를 내어(?) 안부를 전합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7기 윤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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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기면 몇 학번?
아무생각없는 사람이라서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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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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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소 후배... 원래 화현회 사람들은 미국에 있는 사람이 주류인데 가끔씩 유럽파들도 있구먼... 외무부에 있나보네?? 나는 소싯적에 제네바 호수보단 좀 작으나 역시 알프스 물도 좀 담고 있는 Bodensee에서 침 좀 뱉었다우... 그것참... 내가 왕년에 기타치고 본의 아니게 동전 받던 생각이 나는구려.... 노파심에서 한마디 하자면 유럽에서 동양사람이 미국 악센트 들어간 영어 쓰면 별로 대접 못받으니 동네사람과 싸우지 말고 지내시길... 제네바 소식 간간히 들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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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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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기는 91학번입니다. / Boden 호수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네요. 우연인지, 유럽에 있다보면 길거리에서 기타치는게 꽤 멋있어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별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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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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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언제까정 있는감? 글고 자기소개 좀 자세하게 함 해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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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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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참... 블로그 아주 예쁘게 꾸며놨구먼... 나도 하나 맹글어야쥐... 틈틈히 딜다보것소... 내가 그쪽에 들르는 길 있음 연락할테니 만나서 재미나게 함 놀아봅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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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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