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겨울 정기합주단을 지휘한 지휘자 겸 화현회를 지휘한 회장입니다.
먼저 회장으로서...
이번 연주회는 참으로 많은걸 바꿨습니다.
47기가 변화시킨 화현회의 결과물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합니다.
지금까지의 연주회는 금요일이었습니다.
물론 아주 오래전에는 토요일에 했을때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만 최근 몇년간...
토요일로 하자고 얘기를 했을때 반대했던 사람 중에는 그럼 신입생이나 재학생이 많이 안오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금요일에 하더라도 관객의 대부분은 지인들이었고, 따라서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토요일이면 시간되는 관객분들이 더 많을거라는 예상이었습니다.
오후4시에 연주회를 시작한 이유도 좀더 관객들이 많이 오지 않을까 해서 였습니다.
그리고 문화관 중강당에서 가온홀로 장소를 변경했습니다.
돈이 많이 든다는 문제점이 있었지만, 돈이 조금 더 들더라도 좀더 나은 환경에서, 그리고 좋은 음악을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에 선택한 결과였습니다.
또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곡 해설을 추가했습니다.
각 팀의 팀장, 솔로, 그리고 정합의 지휘자가 각자 연주하는 곡을 연주하기 전에 2~3분 정도 짧게 소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해설 중간에 주제 멜로디를 직접 연주하는 팀도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자잘한 변화들이 많이 있었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대성공 이었던 것 같습니다.
300석 가까이 되는 가온홀에 자리가 없어서 많은 관객분들이 서서 공연을 관람하시고, 심지어 들어오지 못해서 밖에서 대기하시는 분들도 몇몇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주회를 보고 애프터때 가입한 신입생도 3명이나 되니...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ㅎㅎ
사실 회장의 권한으로 제 입맛대로 화현회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집행부들과 얘기를 해보고 결정한 것이긴 하지만 결국 제 의견대로 다 진행이 되었으니까요.
분명 이러한 변화들에 불만을 갖는 선배님들과 후배들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화현회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집행부를 할 48기와, 그리고 그 뒤에 들어오는 많은 후배들도
계속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관객들에게 좋은 연주를 들려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보고
선배들한테 조언도 듣고, 또는 집행부들끼리 더 좋다고 생각하는 방안을 한번 밀어붙여보고, 그렇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휘자의 입장으로서...
처음 겨울지휘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을때가 10월말, 11월초 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여름지휘를 하려고 했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급하게 겨울지휘를 하기로 바꾼 탓이죠... 사실 제 욕심이었습니다.
원래는 길게 2~3개월정도 잘 준비해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저는 거의 한달정도밖에 준비를 못했습니다.
곡 선정에서도 많은 선배들의 걱정이 있었습니다. 국악... 그리고 제 자작곡...
2012년 전선 수업중 국악개론이 있었는데 들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우리나라에선 우리나라의 음악을 하지 않는걸까'
그래서 저는 클래식기타로, 우리의 정서, 우리의 느낌을 관객들에게 들려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곡을 만드는 일은 참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단순히 화성진행만 배열해놓는 곡이 아닌, 정말 멜로디가 좋은 곡을 쓰고 싶었고
그래서 멜로디 라인을 만드는데만 몇주가 걸린 것 같습니다.
그렇게 발대식 날이 다가왔고, 4번의 연습, 그리고 훈련...
2주동안의 훈련은 정말 지옥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장교 훈련이고 2주간의 일정이었기 때문에
더 빡세게 시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2주동안 6번의 연습을 빠진다는게 얼마나 큰 일인지 알았기 때문에
사실 지휘자를 할지 말지도 많이 고민했지만 또 제 욕심때문에... 그래서 단원들에게 정말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라도 훈련을 갔다와서는 더 열심히 했어야만 했습니다.
정말 열정을 다해서 지휘를 했고, 연습을 했고, 단원들을 대했습니다.
저는 곡의 완성도 보다도 단원들간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많이 놀았습니다.
MT도 가고, 사실상 정합2차MT였던 겨울전훈, 몇번의 정기애프터.
제가 갔던 정기애프터는 처음과, 마지막 정기애프터였네요... 이 두번이 전부였나?
아이스링크장... 그리고 맞이한 2013년. 술집에서 다같이 카운트를 외치던게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대학로 연극. 이날은 2명빼고 34명이 다같이 함께한 애프터여서 더욱더 의미있었고 재밌었습니다.
이 외에도 자잘한 애프터와... 연습 시간에도 주저리주저리 제 개인적인 얘기도 하고, 서로의 느낌도 얘기해보고 그런 시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였는지는 몰라도 정말 단 한번도 서로 싸우지않고, 순조롭게 순탄하게 사이좋게 흘러간 합주였습니다.
물론 제가 일방적으로 화를 내고 무섭게 한 적은 몇번 있지만... 그건 다 단원들을 사랑해서 그랬던겁니다.
그리고 선배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리허설때도 굉장히 좋은 평을 들었습니다.
사실 굉장히 기분좋았습니다. 새로운 장르에 새로운 곡... 어떤 코멘트를 들을까 정말 두근거렸는데
너무 좋은 얘기들만 많이 해주셔서...
단원들이 제 지휘를 정말 잘 따라와줬고, 저도 정말 힘을 다해 지휘를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연습날. 불을 끄고 연주를 하고 서로 속에 있던 말들을 하나둘씩 꺼내놓았습니다.
저는 매우 할말이 많았습니다. 단원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많이 못챙겨줘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단원들 한명한명의 이야기를 들으며, 단원들 모두 이 합주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그렇게 기분좋게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연주회 당일.
무대에서 리허설을 할때는 정말 기분이 좋더군요.
왠지 모르게 연주가 정말로 잘 될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연주회가 시작되고, 마지막 정합의 차례...
먼저 무대에 나가 곡 설명을 하는데 정말 미친듯이 떨리더군요.
그래도 무사히 잘 마치고 대기실에 들어와서, 단원들은 입장을 시작했습니다.
한사람한사람 나가는 단원들의 얼굴을 보면서 씩 웃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입장하고. 단상에 서서, 단원들을 바라보았습니다.
모두들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아 이 합주는 성공했구나, 그때부터 저는 알았습니다.
연주가 시작되고, 저의 곡 하늘연달 그리고 사당의 노래. 10분정도의 곡이었는데
정말 몸짓 몇번 하니 끝나있더군요... 드디어 끝났다.
사실 조금 몰긴 했지만 단원들 한명한명 다 몸으로 리듬을 타며 느낌을 공유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래서 저도 느낌대로 지휘했습니다.
악장과, 베이스기타 파트장과 포옹을 하는데 너무 숨이차서 막 숨소리를... 들려주긴 했지만 ㅋㅋ
그렇게 2013 겨울 정기합주단의 연주가 끝이 났습니다.
무대를 나오면서 단원 한명한명과 다 하이파이브를 하고,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애프터에서 소감 발표를 하면서 다 얘기는 못했지만,
그리고 단원들의 편지에 일일이 다 답은 못해주지만,
제가 얼마나 단원들을 사랑했는지.
그리고 우리들의 연주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오래오래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지휘하면서 느꼈던 열정, 단원들의 칭찬과 격려, 그리고 좋은 사람들... 좋은 기억들...
가슴속에 한아름 품고 오래오래 간직하겠습니다.
단원들 모두 수고했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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