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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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제목 : [re] 현기 8 |
708 - 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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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이름 : 김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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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9 - 등록 |
이곳에 게시하는 일이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듯 글을 쓰고 사진을 붙이면 되는 줄 알았더니 정말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것 만큼이나 힘들었다. 그래서 유세기와 이길복 후배들에게 계속 편지로 조언을 들어가며 다른 곳에 내 개인 홈페이지를 열고 그곳에 사진 올리고 이곳에 연결하는 작업을 여러 날 걸려 했다. 두 후배에게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다. 한번은 기껏 홈페이지 한 곳에 사진을 다 올리고 링크도 걸어놓았는데 그 사이트에는 비밀 번호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인지 사진이 안 보여 좌절하기도 했고. 그래도 덕분에 인터넷 사용법을 조금 더 알게 되었다. 하하하... 기술 변화에 어디까지 따라갈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 고개 또 넘었다.
내 카메라는 Kodak DC280zoom. 두어 해 전에 샀는데 이미 단종되었다. 230만 화소짜리인데 나는 통상 그 절반 크기로 해 놓고 쓴다. 여기 사진들도 그 덕에 크기가 300k 이하이다. 이곳에 사진 올릴때 쓴 홈페이지에는 400k 이상은 올릴 수 없게 되어있다. 내가 운이 좋은 셈이다. 큰 사진을 작게 줄이는 방법도 차차 배워야 할 것 같다.
이 카메라는 물론 소위 point and shot 이다. 요즘 불현듯 SLR digital camera가 갖고싶어졌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집에다 조르는 중인데 정작 '사고싶으면 사라'고 하기 때문에 못사고 있다. 사진은 기록하기 위해서도 찍지만 카메라가 고정해 놓는 영상은 맨눈으로 보는 세상에 양념을 치고 조리를 하는 셈이라 큰 매력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하는 일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 실제 참여자가 되기 보다는 앞이나 뒤로 저만치 떨어져서 방관하게 되기 쉽다는 것이 단점이다.
디지털 카메라도 필름 쓰는 카메라에서 필름만 CCD로 바꾼 듯한 기본 기능만 가진 것에서 동영상, 소리, 기타 등등 다양한 기능이 있어서 카메라라고 부르기 어색한 것들까지 무궁무진하다. 따라잡을 것인가 이대로 만족할 것인가. 나는 정지 사진만 찍는 카메라에 만족한다. 변화는 귀챦고 두려운 것이니까. 내 다음 세대는 나의 이 생각에 동의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동의 안하면 다음 세대인가. 나도 물을 부어 넣고 스팀이 나오도록 된 기능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그냥 다리미질만 하는 다리미를 사러 여러 가게를 전전했다는 나이 든 아주머니 이야기에 웃었었다.
무협 소설을 보면 중국 땅은 가로 십리 세로 십리 쯤 되고 높은 산 하나 깊은 골짜기 하나 동굴 몇 개 중국요리집 몇개쯤으로 되어있는 것 같다. 주연이며 조연들이 늘 쉽게 만난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구는 너무 크고 세상은 너무 복잡하며 인생은 너무 짧아서 이렇게 저렇게 맺은 연분들을 정리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이 또한 받아들여야지. 다들 아는 이름들이고 20년 이상을 못 본 얼굴들이다. 내 기억에는 학부때 모습과 목소리로 남아있다. 이번 여름에는 김현주 교수에 대한 환상을 깨뜨려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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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치인데가가 한국말을 안 쓰고 사는 사람인 저에게는 어려워 보이는 문장들이지만, 뜻은 대충 알아 들은 것 같습니다. (한국학교 선생이라고 고백을 하고 나니 갑자기 띄어쓰기 하나도 막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는데,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예, 여름에 갑니다. 전쟁이 날 가능성은 정말 없는지, SARS의 위험은 정말 무시해도 좋은지 불안해 하고 있는 아들에게, 걱정말라고 했는데, 제가 불안해 지지만 않으면 갈려고 하고 있습니다. 연주회 같은 행사가 있으면 좋겠고, 명철이 환송회로 모여도 좋고 (명철아, 언제 까지 한국에 있는지?) 저를 핑계로 모이시면 황송하게 생각하며 나가겠습니다. 때가 되면 연락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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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20
d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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