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시물제목 : 저 아래 연주회의 콘셉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
633 - 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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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이름 : 장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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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07 - 등록 |
답글을 달까 했는데 너무 주렁주렁 달리는 것 같아서. 일단 연주회 못 갔는데 이런 이야기하는 거 미안하고. (다음 주에 나도 공연을 하기 때문에 그 시간에 연습중이었음. 마지막 연습이다시피 했기에)
콘셉 문제는 여러 번 나왔던 이야기다. 이대나 고대 등은 프로 기타리스트가 계속 지도를 하기 때문에 공연 때도 레파토리 선정과 편곡까지 프로가 해 준다고 했었다. 지금은 모르지만. 실제로 이대 공연을 가 보니 프랑스 음악을 위주로 하고 있었다.
이런 통일성이 장단점이 있는데, 장점이야 밑에서 말한 대로이고 단점은, 정말 지루할 수 있다는 것과 조정이 그렇게 쉽게 안 된다는 거다.
87학번이 참가하던 공연을 위주로 말한다면, 이상하게 비슷한 분위기가 많이 됐는데 이를테면 가을연주회는 거의 바흐와 비발디, 헨델의 곡으로 채워졌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루했다는 말을 많이 했다. 그리고 어떤 때는 87들이 4중주 팀을 열심히 만들어 4중주가 세 개인가 네 개인가 됐었고 어떤 때는 그런 팀들이 다 20분씩 되는 곡들을 편곡해서 연주했다. 원묵은 페르귄트(지금 전국 대학에 나도는 악보가 그때 원묵이 편곡한 거다)를 편곡해서 온갖 특수 주법을 써서 연주했고 나는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편곡해서 역시 온갖 특수 주법을 써서 연주했다. 오죽하면 선배들이 '아포얀도 소리 듣고 싶다'라고 했을까...
기타 연주는 통일성을 주는 것이 더 안 좋을 수 있다. 기량이 고르고 기본 실력
이 갖추어져 있다면 몰라도(그래도 아주 지겹다. 그런 공연을 몇 번 봐서 잘 안다)
대체로 다양한 편이 낫다. 공연 준비위원회를 만들자는 이야기도 내가 아는 한은
십여 년 전부터 꾸준히 나왔었지만 그런 등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무산됐다.
만약 누가 '난 꼭 봄의 제전을 사중주로 연주하고 싶어!'라고 한다면(나와 원묵,
상훈, 용섭 선배가 그랬다) 그걸 말릴 수 있겠나. 동시에 딴 사람이 '난 불새를 꼭
할 거야'라고 하더라도. 음악적 욕심이 대단한 사람들을 말릴 방법은 없다.
결국 늦게 팀을 짜는 사람이나 초보자로 구성되어 어떤 곡을 할지 막막한 사람
들에게나 권고를 할 수 있는데 자칫하면 위화감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내가 기억하는 시대에는 실력과 음악적 열정을 갖춘 사람들의 욕심은 절대 말릴
수 없었는데. 그것을 좋지 않게 보는 사람도 많았고.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
하려면 방법은 하나, 아주 일찌감치 구상을 해서 다음 공연에 팀을 할 사람은 이에 맞게 준비하라고 미리 공지하는 것밖에 없다. 그게 가능하다면 좋을 것이다.
물론 머리를 많이 쓰고 고민을 충분히 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지...
이번에 마이크 사용은 효과적이었나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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