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시물제목 : 이제 마무리를 지을 시간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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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이름 : 김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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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5 - 등록 |
안녕하세요? 연주회가 끝난지 벌써 일주일이 되었군요.
이제 여러분은 ‘전’ 신합단원이 되었고, 저도 ‘전’ 신합 지휘자가 되어 학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간혹 ‘휘자님’이라고 불러주는 분들이 있어서 고맙기도 하고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막 그렇습니다. 사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연주회 끝난 게 별로 감이 안 왔었는데, 화요일이 됐는데도 왠지 조율하고 있어야 할 것 같은 제가 강의실에 앉아있고, ‘오늘 늦을 것 같아요’같은 카톡도 안 오고... 또 올라온 연주회 동영상을 보고, 마지막 연습 녹음을 듣고 있자니
아... 진짜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몇몇 분들은 그동안 후기를 올려주셔서 하나하나 기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후기를 남기지 않은 분들도 이번 합주를 돌아보며 각자 기억 속에 남기셨으리라 믿습니다.
음... 무슨 얘기부터 어떻게 풀어가야할지 고민했는데, 지휘하기로 했던 순간부터 순서대로 풀어나가는게 좋을 것 같네요. 으, 짧게 쓰는 건 너무 어려우니 길게 씁니다. 선곡부터, 연습 순간순간에 느꼈던 느낌들을 최대한 자세히 씁니다. 그래야 나중에 볼 때 더 기억이 날 것 같아서요^^
지휘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했던 건, 지난 여름 정기합주가 끝난 뒤 받은 당시 휘자님의 편지 내용을 읽었을 때였습니다. 편지내용이니 언급하긴 그렇고 내용만 요약하면 ‘지휘를 하면 단원일 때 느낄 수 없었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였죠. 당시에 직접 지휘해보고 싶은 곡이 있기도 했고(ㅋㄴ), 합주단 전체를 이끌어가보는 경험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겨울합주를 하지 못하고 조명 스탭으로써 연주회를 맞이했습니다. 연주회 애프터 때, 지휘를 했던 원익이나 다른 단원들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과 다시 합주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내가 신합 지휘해보고 싶어!”라고 처음 입밖으로 꺼냈습니다. 그리고 결국 지휘자가 되었죠^^
선곡, 편곡을 시작하고 전 지휘자분들을 쭉 만나면서 이런저런 조언을 얻었는데, 많이 들었던 질문들이 “어떤 지휘자, 어떤 합주단이 되고 싶냐?”, “왜 지휘를 하고 싶어 하는 거냐?”였습니다. 음... 후자는 합주를 시작하고 단원 여러분들에게도 많이 들었던 질문이었죠.
다 끝나고 돌아보니 어느 부분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어느 부분은 영 달랐던 것 같기도 한데, 제가 만들고 싶었던 합주단의 모습은 ‘중, 고등학교 학창시절에 한 반의 모습’이었습니다. 다들 처음에 서로서로 굉장히 서먹한 상태에서 시작하지만, 다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지루한)공부도 시작하고, 끝나고 놀러다니거나 수학여행 등을 다니면서 함께 잊지못할 추억을 만듭니다. 저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요^^(아, 연습 때 항상 높임말 쓴 건 이런 이유도 포함돼 있는 거였습니다ㅋㅋ.) 비록 학년이 올라가면서 얼굴을 보기 힘들어지는 친구들이 생기고 졸업을 하겠지만, 그 후에도 함께했던 힘들었던 시간, 즐거웠던 시간, 소소한 일들을 기억하겠죠. 나중에 전훈 때 대장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어쩌면 무식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순수했던’ 그 시절을 어렴풋이 떠올리며 그리워하는 단원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저는 성공한 지휘자였다고 생각합니다.
지휘 준비하면서 읽었던 책 내용에 하이든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었습니다.
“연습에 관해선 단원들에게 늘 엄격한 기준을 주고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만, 각 단원들과의 사적인 관계에 있어선 마치 친 아버지처럼 단원들을 보살펴주고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주어 단원들은 그를 ‘파파 하이든’이라 불렀다.”
이 부분을 읽고 ‘이런 지휘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땠을지 모르겠네요. 항상 ‘여러분, 시간이 없어요’, ‘아직 이정도 수준이면 안되요’, ‘자주 나와서 연습 좀 하세요’처럼 잔소리하고 닦달하고 쪼아대기만 했던 것 같네요ㅜㅠ 연습 때 누군가가(전 누구였는지 기억합니다ㅋ) ‘선생님’이라고 불렀던 걸 기억해보면, 연습에 깐깐하긴 했던 것 같네요ㅎㅎ 아 맞다, 되게 인강같다고 한 단원도 있었죠 zzz. 생각해보니 선생님 이미지긴 했었네요.
여러분들과 친해지려고 애프터는 가급적 안 빠지긴 했는데(베프터만 딱 한번 빠졌죠ㅎ), 아직도 절 어려워하는 분이... 있나요???ㅋㅋ
“왜 지휘를 하고 싶어 하는 거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해보고 싶은 곡(ㅋㄴ)이 있어서’, ‘인생에 다시 못 해볼 경험일 것 같아서’, ... 그리고 ‘신합을 해보지 못해서’입니다. 사실 마지막 이유가 가장 컸죠. 면담 때도 몇몇 사람들한테는 말했고 마지막연습 때도 말했었는데 신합은 화현회 생활에서 단 한번만 주어지는 기회이고, 지금-아, 이제는 과거가 됐군요-처럼 신입생여러분끼리 아웅다웅 모여서 부대끼고 연습하고 연주할 시간이 앞으로는 없습니다. 2학기 가입생이었던 저로선 그런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게 굉장히 큰 아쉬움이었죠. 저 개인적으론 원했던 것들을 다 이룰 수 있었던 것 같아 좋았습니다. 아, 사실 지휘자가 멋있어 보여서! 도 있죠 ㅎㅎ(사부의 영향도 컸습니다.) 발대식, 각종 애프터, 전훈, 연주회 등등 여러 자리에서 휘자로써 정말 마음껏 설쳐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ZZZ
이건 제 개인적인 욕심들이었고, 여러분들이 느끼고 얻어갔으면 했던 것들도 있습니다. 제가 했던 두 번의 합주에서, 각각 느꼈던 즐거움들이 있었거든요. 첫 합주였던 겨울에는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곡 연주(베토벤 7번)를 하던 중에 ‘아, 정말 아름다운 선율이다’하고 감탄하고 전율을 느꼈던 때가 있었고, 작년 여름에는 3차 리허설 때 곡에 완전히 몰입되어버렸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두 경험을 통해 ‘연주하는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었고, 여러분도 그런 경험을, 그러니까 곡을 연주하면서 우리가 만들어낸 음과 선율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기도 하고, 정말 곡에 몰입해서 큰 흐름을 만들어보는 그런 경험을 해보길 바랬습니다. 어땠나요? 저는 합주하면서 두 가지 모두 느껴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지휘하기로 결정되고 나서, 선곡부터 꽤 골치 아팠었습니다. 사실, 캐논을 하고 싶었긴 했지만 ‘정말 이걸 신합이 소화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함에 선뜻 확정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하고 싶었던 곡이 있었는데, 여러 이유로 다른 곡을 골랐다는 휘자님들도 있었고요. 또, 개인적으로 신합은 굉장히 클래식한 곡을 꼭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캐논 말고도 정말 정갈한 클래식 곡도 하나 골라야 했기에 꽤 오래 걸렸습니다. 하이든 79번 대신 신합곡이 될 수도 있었지만, 난이도 등 여러 이유로 제외했던 곡들로 하이든 31번(저음선율이 굉장히 아름다워요), 엘가 위풍당당 행진곡 중 4번(신합 느낌 나고 정말 좋은데, 난이도 때문에...), BWV 140, 147 등등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79번은 지루해하고 너무 캐논만 좋아할까봐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좋은 곡을 골라 둘 다 즐기는 것 같아 다행이었습니다. 하이든은 고른 이유 자체가 ‘정갈한 클래식 원곡 그 자체를 최대한 살려 연주하는 것’이었기에, 음역대 조절과 정말 기초적인 파트배분 정도를 빼곤 편곡과정이 없었습니다. 편곡이 힘들었던건 캐논이었죠ㅎㅎ 정말 다양한 버전을 들어보며, 마음에 드는 버전을 똻! 고르기는 했는데 악보가 없어서ㅜㅠ 2, 3주 정도 음대도서관과 악보사이트들을 이잡듯이 뒤져댔는데 정말 없더군요. 아마 지휘자가 편곡한걸 단원들에게 주고 출판은 안한 거 같아요. 그래서 결국, 계속계속 반복해서 들으면서 한 선율씩 따는 노가다를 했죠ㅎㅎ. 그랬더니 생기는 또다른 문제는 너무 난이도가 높다는 거였습니다. FTP 제 폴더에 캐논 폴더를 들어가 보면 4월, 5월에 해놓은 난이도 ‘헬’ 버전의 캐논이 있습니다. 이걸 소화하려면 퍼스트 세컨은 하이포지션 스케일을 할 수 있고, 심지어 베이스는 p로 캐논 스케일을 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ㅋㅋㅋ 그리하여 난이도 조절을 하고, 파트배분을 하고, 선율 나누고 내성 만들어 넣고 하다보니 결국 7월이 되서야 편곡이 끝나버렸죠 ㅜㅠ
종강이 다가오고, 모집공고를 붙여야하는데 그때까지 편곡조차 안 끝나있는 상태여서 선곡을 확정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부담감이 들어서 원래 붙이려던 날에 못 붙였습니다. 전대 휘자님들의 신합후기를 읽어보며, 여러 기대감과 책임감을 간직한 채, 마음을 추스르고 다음날 붙였죠. 그리고 면담이 시작되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인원이 적어져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여행이나 캠프를 간다는 단원들도 많아서 고민이 컸죠. 당시 일기를 보니 이렇게 적혀있네요.
06/12(화)
기말이 내일 수통 1개 남았다. ㄷㄷ 면담을 시작해야겠다. 합주단 기준을 정해야하는데... 3주 여행이 있넹?ㅋㅋ 8월에 가는 애는 못한다치고, 7월을 어쩌나...... 나는 가급적 많은 사람과 합주하고 싶은데, 인원이 너무 적을 것 같아 걱정이다.
그리하여 예년에 비해 굉장히 완화된 기준을 세우고 단원들을 모집하여 면담을 시작합니다. 방학 계획 같은 걸 체크하고, 실력을 확인하고, 이런저런 질문들을 하며 면담이 끝나고, 발대식날 28명의 단원들이 모이게 됩니다. 발대식 전날에 파트배분을 하고 악장, 파트장들을 정하는데,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ㅋㅋ 특히 악장 ㅋㅋ. 편지에 써주긴 했지만, 사실 악장은 이미 예전부터 찜해놨었죠. 하지만 고민이 되더군요.참 잘 고른 것 같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얘가 악장을 했다면 어땠을까?’하고 어느 누구를 대입해봐도 그림이 안나오네요.
아, 준비를 해오긴 했었는데 발대식 날엔 정말 점심이 잘 안 넘어가더라고요ㅋㅋ 시작 시간이 다가오고 한명 한명 들어오는데, 면담 때 보긴 봤는데 잘 모르는 선배가 앞에 앉아있고, 옆에 있는 사람들도 다 어색어색하고... 여러분 기분이 어땠을지... 저는 맨 앞에 여러분을 마주보고 앉아서 멀뚱멀뚱 있는데 그때의 그 뻘쭘함이란.......ㅋㅋㅋ 되도 않는 퀴즈를 내주면서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곡을 들려주는데, 여러분 표정을 보니 다들 멀뚱멀뚱.... 뭔가 알 수 없는 표정들을 짓고 있어서 ‘별로인가?’하고 굉장히 걱정했습니다. 파트배분을 하고 파트장들을 알려주는데, 파트장들 표정도 다들 멀뚱멀뚱.... ‘파트장? 그게 뭐지?’ 이런 표정들을 짓고 있고ㅎㅎ. 굉장히 어색했던 파트간 대면이 끝나고 애프터를 갑니다. 때마침 하지라 밥먹고 술자리에 가는데도 해가 떠있어서 신기했었죠ㅎㅎ
시간이 흘러 드디어 첫 연습날이 됩니다. 연습은 진지하게 임하자는 뜻에서 정장을 입고 왔는데, 어땠었나요? 너무 늦게 들어오거나, 레슨을 거의 못 받은 애들은 조교님들께 레슨을 맡기고, 안에서 연습을 했다가 다시 모였었죠. 다시 모여서 땡연습하고 느린 스케일 연습을 하는데... 으악 ㅋㅋㅋ 여러분께 제가 멘붕한 모습을 보여드렸었죠. 정말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여러분도 계속 스케일 연습만 시키니 힘들어하는게 보이고... 저도 앞에서 박자주고, 들으면서 터치 이상한 사람 고쳐주고 하면서 지치고... 그냥 연습이 끝나니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노트를 보면 그때 15 반음 스케일을 했었네요! 우왕ㅋ 감이 오시나요? 15스케일이면, 후반부에 60스케일 띡! 띡! 띡! 띡! 이거 한 번에 한 음씩 치는 속도랍니다 ㅎㅎ
연습 첫 주. 첫 연습을 하고 추가연습 2번을 했네요. 하이든 악보를 주고 운지 봐 오는게 시작됐군요. 세컨은 기겁을 하고 써드는 꿀 빤다고 좋아합니다ㅋㅋ 애프터는 신림순대-킹오브빙수-녹두술 로 갔고 토요일엔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폭풍 결석과 지각...ㅜㅠ 그럼에도 와준 단원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스케일은 20~24까지 올렸군요.
연습 둘째 주. 전체 애프터 때 두드림-글하-막걸리를 달리고 죽어버립니다. 으악 ㅋㅋㅋ 이때부터 죽었군요ㅋㅋ 핸드폰은 분실되고 이런 저런 사진과 동영상들이 탄생해버립니다. 아직까진 스케일 VS 곡연습이 7:1정도 되네요. 연습을 빠지거나 지각한 단원들이 많아 스케일 속도는 28정도까지 밖에 못 올렸었군요ㅜㅠ 토요일에 캐논 악보를 나눠줬군요. 악보를 받았을 때 여러분이 지었던 표정이란ㅋㅋ. 토요일엔 다같이 BBQ를 갔었네요.
아, 이 주 써드 파트연습 끝날 때쯤, 악장이랑 정윤이, 수현이, 진영이? 였나 써드에 투입되서 함께 하이든을 쳤었죠. 여러분이 들려준 첫 연주라서 기억에 남네요. 홀에서 했었는데, 굉장히 미숙했지만, 아름다운 소리였습니다. 세컨은 애프터로 곱창-그린티애를 갔었네요. 몇 명 안갔지만, 단원들끼리 친해진 게 보여서 좋았습니다. 그린티애 오르조 빙수 ㅋㅋㅋ 여러분 꼭 시켜먹으세요. 두 번 먹으세요.
연습 셋째 주. 으아, 효림이가 드랍을 합니다 ㅜㅠ ‘내가 참 재미없게 합주를 진행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멘붕... 그럼에도 정중히 말을 해주고 나가줘서 미안했습니다. 나중에 마지막 연습때 들어보니 다들 이때가 고비였었다고 했었죠.(연습이 너무 지루해서 ㅜㅠ) 일기를 보니 저도 이때 참 힘들었군요. 지휘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떠올렸던 합주단 모습과 너무 달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다들 합주를 소중히 여겨 주면 좋을 텐데’, 자책을 참 많이 했었네요. 편곡 때문에 월수금을 꼬박 밤새고 룸에서 자서 육체적으로 힘든 상태였고, 심적으로도 힘든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이 때 흘린 피와 땀이 있었기에 우리의 연주가 있는 거겠죠? 이 때 한 번 화를 낼까말까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안 낸 게 천만다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들 힘든 상탠데 제가 정색하고 소리지르고 ‘이따위로 할 거면 그만 둡시다!’하고 그랬다면... 으악~~~~~~~!
목요일, 여덟 번째 연습에서 드디어 하이든을 완주했군요!!! 캐논을 조금씩 치기 시작했네요. 토요일은 태환이 생일이었고, 절반에 가까운(ㄷㄷㄷ) 결석률 속에서 연습을 진행했네요. 이 날, 연습 시작할 때 6명? 인가 밖에 없어서 하이든 완주 녹음하면서 시작했던거 기억나나요?ㅎㅎ 완주하면서 한명한명 들어오면서 합류하고, 목표속도로 완주도 한 번 해보고! 당시에, 기겁하면서 우적우적 완주했던 표정들이 떠오르는군요. 끝나고 한명씩 소감도 말했었죠!ㅋㅋ FTP 제 폴더에 녹음파일이 있답니다. 한번 들어보세요. 연습은 40반음, 35역반음, 40 세고비아, 곡속도 42까지 끌어올렸네요. 으잉?! 진짜 이랬었나?? 하이든에 pp, ff 악상을 넣기 시작했군요.
연습 넷째 주. 편곡이 완료됐습니다! 악보를 다 나눠줬군요ㅎ. 열네번째 연습 완주를 목표로 단원들을 볶아대기 시작했군요 ㅜㅠ. 연습은 반음 45, 역반음 42, 세고비아 45 까지 올렸고요. 스케일 VS 곡이 3:1정도가 됐고 퍼스트, 세컨 악상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문범이를 놀리기 시작했군요~ㅋ. 금요일엔 MT를 갔군요~! 신, 정합 MT! 제가 정합을 했을 때, 신합들과 거의 만나보지 않아서 아쉬웠었는데, 이렇게 함께 연주회를 준비하는 신합, 정합이 함께 엠티를 가니 정말 재밌었습니다.ㅋㅋ 계곡에서 놀고 (안경ㅜㅠ) 동우의 재밌는 게임진행과 춤을 볼 수 있었죠. 으어 선무당ㅋㅋ. 수박 깨고 화채도 만들고 ㅋㅋ 핸드메이드화챈데, 누군지 기억은 안 나는데 맛있다고 먹었던 게 기억에 남네요. 악장-악장, 휘자-휘자 셋트메뉴로 죽이려고 했던 것도 기억나고요ㄷㄷ. 상휘랑 악장의 진한 러브샷도 기억나고ㅋ 합주 진행에 있어서 엠티가 하나의 전환점이 된 것 같아 좋았습니다. 신합이랑 정합이랑 서로 친해진 것도 굉장히 의미 있었던 것 같고요.
연습 다섯째 주. 아~ 연습이 시작된 지 한달이 지났는데, 운지 보는게 너무 진행이 안 되서 한 번 화를 냈었군요. 음... 화라고 하긴 좀 애매하긴 한데, 연습진행을 포기하고 운지보는 걸 시켰었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했을까...하긴 하지만, 완주가 너무 늦어지긴 했었죠. 사실, 연주측면에서 가장 후회되는 부분이 완주가 너무 늦어져서 곡을 다듬을 시간이 부족했던 겁니다. 하지만, 곡의 난이도 등을 고려해 보았을 때, 여러분은 빨리 따라와 준 거였죠^^ 제가 욕심이 과했던 거죠. 그날 연습 끝나고 참 후회가 많았습니다.
녹음과제를 시작했군요! 일부로 파트별로 한 두명씩 뽑아서 조를 만들었는데, 조끼리 시간잡고 서너시간씩 연습해주는 걸 보고 솔직히 감동이었습니다. 함께 연주하는 즐거움을 느껴가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몇몇 조는 녹음조 애프터를 가서 서로서로 많이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배들의 코멘트를 받긴 했는데, 여러분께 전달은 안 했었죠ㄷㄷ 코멘트 받은 내용들은 제가 연습 중간중간 써먹으면서 활용했었습니다ㅎ
스케일은 반음 52, 역반음 50, 세고비아 52까지 올렸고, 드디어 4박쪼개기를 시작했군요! ‘후라이드, 후라이드’, ‘양념치킨, 양념치킨’했던게 기억나는군요~. 지휘보는걸 설명하고 땡연습을 시작했고 하이든은 큰 악상이 잡혀가고 있지만, 캐논은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연습 여섯째 주. 연습 중반, 열여섯번째 연습, 드디어 캐논을 완주합니다! 물론, 연주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지만, 어쨌든 완주를 했습니다!ㅎ 그리고 캐논 조별연습이 시작됐죠. 사실 녹음까지 기대했던 건 아니고, 캐논 완주연습을 많이 시켜보려는 취지였습니다. 수요일이었던 거 같은데, 지쳐서 룸에서 자고있는데 홀에서 캐논연주가 들리길래 깨서 나간 기억이 있네요ㅎㅎ. 저녁이었는데, 여러분의 캐논연주가 홀에 울려 퍼지니까 정말 행복했습니다. 금요일에 각 조가 따로 모여 진행하다가, 결국 홀에서 다같이 모여 완주 했었는데, 기억나나요?ㅎ 홀효과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아름다운 연주였습니다.
그렇게 ‘아, 잘 진행되고 있구나’하고 방심하다가 토요일, OB연주회 날에 멘붕이 찾아왔죠. 연주 외적인 부분으론 진희가 드랍을 했고, 도영이는 행방불명이 됐었습니다. 연주회는 한 달밖에 안 남았는데, 파트 하나가 통째로 무너져버려서 정말 난감했습니다. 도영이한테 한참 전화를 걸었던 때가 있었는데, 나중이 되서야 연락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던 걸 알게 됐지만~ 당시엔 일방적으로 합주를 빼고 잠수를 탄 건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전화를 안 받은 줄 알았고, ‘몇 시간씩 전화를 걸어대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 할 테니, 한번쯤 받겠지? 그러면 그 때 이유라도 들어보고 보내주자’하는 심보였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참ㅋ. 연습 내적인 부분도 엉망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9시부터 너무 이르게 시작한 게 가장 컸던 것 같네요. 지각, 결석도 많았고 온 단원들도 스케일 연습부터 비몽사몽... 박자도 전혀 안 나눠지고, 저는 조급해지기만하고, 심지어 줄이 하나 끊어졌죠ㅋ. 오늘은 도저히 아니다 싶어서 연습을 중간에 끊었습니다. 나중에 일기에 이렇게 써있더군요.
08/08(수)
(...)합주단 인원은 결국 3명이 빠져서 25명으로 마감된 듯하다. 도영이 이눔이 참 속을 많이 썩였는데, 막상 나와서 시켜보니 또 그럭저럭 하는 듯하다. 참 난감한(난해한?) 기분이다. 지난주 토요일, OB 연주회날 연습은 가히 ‘최악’이라고 할 만 했다. 다들 지쳐서 집중도
못해하고 지루해하고... ‘정철환2’는 기타줄이 끊어지기까지 했다.(...)
연습 일곱째 주. 아, 서윤이 생일이 이때였군요!ㅋㅋ 전훈가기 전에 지휘로 두 곡을 완주해 봤네요. 화요일엔 밖에 나가서 완주를 해봤었네요. 굉장히 재밌는 경험이 될 것 같아 해봤는데, 너무 더워서 다들 힘들어했던게 기억나네요. 왼손신호를 쓰기 시작했고, 곡속도도 60정도까지 올렸네요. 전훈 준비하는데, 카톡에서 다들 걱정걱정걱정~ㅎ 전훈은 저도 처음가는 거라, 정말 신입생의 마음으로 갔던 것 같습니다. 산에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마지막에 버스 타러 갈 때도 길을 헤매서ㅋㅋ 도영이랑 태원이, 정윤이, 서윤이랑 다음 마을까지 걸어갔다가 돌아왔었죠~ㅎ. 산은 고생을 많이 한 만큼 또 추억이 되어주네요ㅎ 단원들의 숨겨진 여러 모습을 볼 수 있어 재밌었습니다. 바다에선, 물 속에서 구른 시간만 합쳐서 몇 분이 될 것 같더군요 ㅋㅋㅋ 단원들 거의 다 한번씩 던져본 거 같은데, 지훈이 던질 때 너무 가벼워서 놀랐어요ㅋ. 모래에 묻어도 보고 묻혀도 보고. 즐거웠습니다. 바다 첫날밤엔 마피아 게임을 했었죠! 약간 루즈해지는 듯 하다가, 미친놈과 햄스터를 넣으니 대박! 재밌어졌습니다ㅋㅋ. 의사의 좋은 점은, 게임이 끝날 때까지 안 죽고 버틸 수 있다는 점이죠.ㅎ 아, 진짜 처음부터 향기 햄스터삘 났었는데ㅋㅋ 마지막에 잘못 찍어서 져버렸군요. 마지막날 밤엔 중간이후 기억이 끊어졌는데, 지휘를 시도했던...? 기억이 있네요. 굉장히 단편적으로... 지휘봉을 들었었나??? 소리치면서 악장을 불러왔던 거 같긴 한데...? 그 이후론 기억이 없군요. 아, 깻잎을 마구 씹어 먹었던 거 같은... 즐거운 전훈이었습니다!
연습 여덟째 주. 1차 리허설이 다가옵니다. 그동안 ‘연주를 보여준다’는 느낌이 잘 안 와닿았는데, 다들 조금씩 긴장하기 시작합니다. 리허설 전날에 룸에서 밤새 연습해준 단원들, 감동이었습니다! 1차 리허설이 되고, 혼자 밖에서 기다리는데 너무 긴장되더군요. 결국 연주 시작하고 나서도 지휘봉이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으악!!!!! 떨면 안되는데!!!!! 내가 떨면 다같이 긴장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단원들을 향해 은근하게 웃어 보았는데, 손은 그대로 떨리잖아!!!! 다행히도 곡에 몰입되니 손이 안 떨리더군요. 생각했던 것 만큼 거친 코멘트는 나오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잘 안된 부분은 제가 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시고 생각못했을 법한 것들만 짚어주신 것 같네요.
연습 아홉째 주. 무대리허설을 해봤네요! 정장을 입고 왔었죠. 연습의 효과보단 무대에 한 번 연주해봤다는 데에 의의가 있었던 것 같아요. 화요일엔 애프터로 롯데월드를 갔었네요! 12명이 가서 참 재밌게 놀았던 것 같습니다. 롯데월드 자체를 처음 가본 사람도 있어서 놀랐습니다. 재밌는 추억이 됐을 것 같아요. 밖에서 신나게 놀고 자이로드롭을 타는데,
-어? 빗방울이 떨어지는데? 아저씨 이거 운행해도 되는거에요?
- 네. 이정도 오는건 괜찮습니다.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소나기가 쏟아집니다. 으어어억
- 으워어어어어!
- 이미 출발했으니 멈출 순 없습니다^^
그리하여 비보다 빨리 추락하는 경험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안에 들어와서도 신나게 타서 결국 10개? 정도 탔던 것 같아요. 정말 타볼 거 다 타봤습니다.
2차 리허설이 다가왔네요... Canon 바다부분 박자감 살리는 연습과 거친 하이든 다듬기 위주로 연습을 진행했는데, 2차 리허설에 둘 다 반영된 것 같아 좋았습니다. 하지만,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아직, 곡을 다룬다기보단 곡에 끌려가는 느낌이 많습니다.
연습 열째 주. 태풍 볼라벤ㅜㅠ 유례없이 연습날짜를 옮기기까지 했는데, 막상 화요일은 조용했었죠. 참 ㅜㅠ 날씨 운이 ㅜㅠ. 수요일엔 그동안 제대로 단원들에게 사준 적이 없는 것 같아 치맥을 삽니다. 애프터에 유례없이 많은 인원이 왔었죠 ㅋㅋ 이 싸람들이?
2차 리허설과 3차 리허설 사이에 집중적으로 했던 연습은, 큰 악상(곡의 느낌) 설명과 호흡법이었습니다. 고갯박 세는 법을 알려주고, 전체적인 곡의 느낌을 통일했죠. 단원들이 곡을 다루기 시작합니다. 강약, 음 하나하나와 악상에 신경쓰고 다같이 흐름을 타기 시작합니다. 나의 흐름에 모두가 맞춰줍니다. 합주 시작하고, 연주하면서 전율을 느낀 건 이때부터였습니다.
목요일엔 전훈애프터가 있었고, 3차 리허설 날이 되었습니다. 두 번의 리허설을 하고 나서인지, 코멘트가 있는 마지막 리허설이라 그런지 긴장이 많이 되진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연주에 자신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하이든 지휘 예박을 세기 전에 가볍게 고갯박을 셉니다. 핫둘셋 둘둘셋. 하나 둘씩, 다같이 같은 호흡으로 박자를 셉니다. 연주가 시작되고, 곡이 흘러갑니다. 때론 빠르고, 때론 느려지지만. 또 때론 잡음이 나고, 거칠어지지만. 각자가 자기 소리를 다듬고 잡아가기 시작합니다. 부드러운 트리오가 흘러가고, 다시 미뉴엣으로 넘어옵니다. 마지막은 약간 아쉬웠던 리타르단도. 동석이가 기타를 바꿔들고 저는 눈을 감고 곡의 느낌을 떠올립니다. 다시 눈을 뜨고 단원들을 한번씩 살펴봅니다. 다들 약간은 힘없는, 슬픈 눈빛으로 바뀝니다. 베이스부터 나오고, 퍼스트, 세컨, 써드가 순서대로 느낌을 더해갑니다. 레파라솔파레파미... 한음 한음으로 들렸던 부분에 흐름이 느껴집니다. 세컨은 퍼스트의 느낌을 받고, 써드는 다시 세컨의 느낌을 받고... 다같이 곡에 몰입되기 시작합니다. 퍼스트부터 스케일이 나오고, 세컨, 써드... 써드가 스케일을 시작하자 퍼스트의 하이포지션이 울려퍼집니다. 약간은 안 맞고, 약간은 거칠기도 하지만, 흐름이 느껴집니다. 2/4박이 시작되고, 여태까지 했던 지휘 중 가장 격정적으로 지휘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조용한 흐름이 나오고, 악장의 솔로... 퍼스트의 하이포지션이 나온 뒤 바다가 나옵니다. 베이스가 만들어낸 깊고 웅장한 흐름 위로 퍼스트, 세컨, 써드가 물결칩니다. 바다가 끝나고 다시 걷는 부분... 약간은 천천히... 하지만 흐름은 느껴지게... 곡이 끝을 향해 흘러가고 마지막 리타르단도까지 처리하자 박수가 들려옵니다. 지휘하면서 느끼는 벅찬 감동? 이런게 느껴졌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아쉬운 점들은 있었지만, 즐겁게 연주했다는 단원들의 말을 듣고 정말 행복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연습 마지막 주. 이제 ‘휘자님’ 소리 들을 시간이 일주일이 채 안 남았다는 걸 실감합니다. 단원들 편지 쓸 편지지를 사고, 파트장 선물을 사고... 끝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연습이 시작됩니다. 시작하자마자 완주를 하는데, 뭔가 가슴속이 뭉클합니다. 빠르고 경쾌한 느낌이 도저히 안나옵니다. 곡의 속도가 굉장히 느려지고, 쭉 힘없는 완주가 되버렸습니다. 쉬는시간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연습에 임합니다. 큰 부분들을 다듬고, 밸런스를 조절하고, 각 파트들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나가기 시작합니다. 연습이 끝나고 마지막 완주, 이윽고 또다시 마지막 완주... 어둠 속에서 한명씩 솔직한 마음을 털어놔주고, 저도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점들, 미안했던 점들, 고마웠던 점들을 이야기합니다. 불이 켜지고, 정말 연습이 끝나버립니다. 마지막까지 모든 단원들이 남아주어서 고마웠습니다.^^
목요일에 최종리허설이 진행되고 고사가 진행됩니다. 이제 정말 내일이 연주회구나... 여러 생각이 나면서, 화대감님께 소원을 빕니다. 소원을 이뤄주셔서 고맙습니다.
대망의 연주회날.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다들 멋지게, 예쁘게 단장하고 왔습니다. 정말, 정말 마지막 리허설을 하고 문화관에 박혀서 남은 편지들을 씁니다. 한 명 한 명 참 고맙고 소중한 사람들이었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연주회 시작이 다가오고, 단원들은 다 무대에 있는 상태에서 뒤에서 기다립니다. 심장이 쿵쾅쿵쾅 뜁니다. ‘아, 혹시 실수라도 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이 들지만 ‘잘 해내겠지’하는 자신감이 막아줍니다. 무대에 입장하고, 박수가 들립니다. 모든 단원들의 얼굴을 봅니다. 늠름한 모습들이 보기 좋습니다. 예박을 세고, 늘상 하던대로, 완주를 합니다. 곡이 끝나고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퇴장을 합니다. 뭔가 끝났다는 느낌이 아직 실감이 안납니다. 단원들의 표정이 미묘합니다.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것 같습니다. 연주시간이 너무 짧은 것 같아 아쉽다고 합니다.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연습한 시간을 생각해보면 10분 남짓한 시간은 너무 짧지요...
연습횟수를 세보니 정식연습 28번, 추가연습 3번, MC 4번을 진행했네요. 128시간? 정도 되는 연습시간입니다. 파트연습을 1시간씩 열 번씩 했으니 40시간이 추가되어 168시간이 됩니다. 약 10,000분정도 되네요. 물론, 여러분이 각자 나와서 연습한 시간을 더한다면 더 많아지겠죠? 연주시간이 10분 정도니, 우리는 1초의 연주를 위해 1000초정도를 연습한 셈입니다. 효율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한 연습은, 어떻게 보면 참 바보같은 짓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초마다 치는 몇 개의 음을 아름답게 내기위해, 그런 중에도 흐름이 느껴지도록, 그 흐름이 전체 합주단의 흐름과 일치할 수 있도록. 또한 퍼스트는 세컨을 듣고, 세컨은 써드를 들으며, 써드는 베이스를 듣는... 그리고 미뉴엣과 트리오 사이, 다시 트리오와 미뉴엣 사이를 생각하는... 우리의 연습은 음과 음 사이, 파트와 파트 사이, 곡의 모든 흐름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프로만큼 잘 치진 못하지만, 간혹 실수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연주가 아름다운 건 한 음 한 음이 잘 소화되지 못해 겪었던 고민과 좌절, 그리고 그걸 극복하기위해 쏟은 여러분의 여름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보같아 보일 정도로 순수하게 연습했던 저와 여러분의 모습은 비록 짧은 연주시간동안 관객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진 못했겠지만, 우리들 마음 속엔 영원히 남아있을 겁니다.
연주회가 끝나고, 하늘로 던져 올려지고, 애프터가 시작되고, 이런저런 선물을 나눠주고, 편지가 오고가고, 녹음이 흘러나오고, 노래를 부르며 잔을 치다가, 노래가 끝나고 자리로 돌아오니 뭔가 허전합니다. 뭔가 허탈합니다... 여자애들은 못해줬지만 남자단원들은 가능하면 집에 가기 전에 한번씩 안아줬습니다. 뭔가 벅찬 기분, 아쉬운 기분이 올라옵니다.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었습니다.
그동안 신입생 합주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 기타를 빌려 주신 분들, 연습을 봐준 분들,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준 전 지휘자 분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이제 제 후기까지 올라왔으니, 정말 우리의 연주는 끝났군요... 마지막 연습 때 말했던가요? 연주가 끝나고 단원들도 하나 둘 점점 보기 힘들어질 테고, 결국 남는 것은 연주회 동영상 속 연주, 그리고 보이는 단원들 얼굴 속에 단편적으로, 흐릿하게 떠오르는 추억들입니다. 저도 지금은 몇몇 사람들이 휘자님이라 불러주고 계시지만, 새로운 합주가 시작되고 새로운 지휘자가 나오면 그것도 사라지겠죠^^
여러분에게 ‘지휘자’는 계속 바뀌겠지만, 2012년 뜨거웠던 여름을 떠올릴 때, 첫 합주를 하던 그 순간을 함께했던, 여러분의 ‘첫 지휘자’는 영원히 저로 남아있으리라 믿습니다. 아...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네요.
태원이, 수경이, 대규, 태환이, 다혜, 민주, 도영이, 정윤이, 소윤이, 휘연이, 수현이, 서윤이, 지훈이, 명진이, 호연이, 문범이, 영욱이, 미정이, 태훈이, 하영이, 향기, 동욱이, 수진이누나, 진영이, 동석이... 2012년 저의 여름을 빛나게 채워줘서 고마웠습니다.
신합 안녕!
p.s.
짧은 밤이여
백가지 꿈을 꾸기엔
너무나 짧은 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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