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시물제목 : [연주회후기/기타독주] 허원경 기타 독주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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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5일 6 p.m.
세라믹 팔레스 홀
허원경 기타 독주회
프로그램
1부
Cavatina [카바티나]..............................Alexandre Tansman
Preludio
Sarabande
Scherzino
Barcarola
Danza Pomposa
Sonatina[소나티나]................................Lenox Berkeley
Allegretto
Lento
Rondo
Hommage a D.Scarlatti [스칼라티 찬가].......Byung Hoon Heo
*El sueno del Rey Midas (마이더스왕의 꿈)
*La cancion del Rey Midas (마이더스왕의 노래)
*La danza del Rey Midas (마이더스왕의 춤)
************ 휴 식 *************
2부
Variations on a Theme of The Magic Flute op.9 [마적]......F.Sor
Lagrima [라그리마]....................................................F.Tarrega
Variaciones sobre Motivos Nacionales
Capricho Arabe[아라비아 기상곡]
Asturias [전설](Suite Espanola no.5) ..............................I.Albeniz
Sevilla [세비야](Suite Espanola no.3)
요즘 들어 기타 독주회를 많이 간다. 오케스트라도 물론 좋지만, 기타 독주회에서는 좀더 친근한 무언가가 느껴져서 좋다. 울리는 맛도 그렇고... 잘 울리는 기타 공연장 하나 있으면 정말 좋겠는데, 아쉽다.
허원경씨 기타 독주회는 마적과 실제 프로그램에선 빠졌던 마야의 고야가 살짝 땡기던 중에 수연이의 서음이 레폿이 핑계가 되어 지르게 되었다. :) 세라믹 팔레스 홀은 2005년도에 후쿠다 신이치가 내한 공연을 했던 곳이기도 한데, 꾸벅꾸벅 졸면서 열심히 들었던게 생각난다.
아슬아슬하게 도착해서 후다닥 들어갔는데, 시작이 5분정도 지연되어서 괜히 뛰었나... 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몸이 좀 피곤해서 계속 졸렸는데, 덕택에 연주회 내내 많이 힘들었다. 홀 자체는 굉장히 넓은 편이다. 무대 앞뒤 길이에 비해 양쪽 사이드가 꽤 넓어 정사각형의 구조이다. 무대 천장에는 조명 기구 밖에 없어서 음을 반사하는 장치가 충분하지 못하고, 양쪽 사이드도 묘한 도자기 장식이 있긴 하나 음을 객석으로 잘 모아주는 것 같지는 않았다. 무대가 넓어서 기타 독주자 혼자 앉아있으니 살짝 초라해 보이기도 했다.
첫곡은 탄스만의 카바티나. 자유분방한 느낌의 프렐류디오로 시작된다. 이어서 나오는 사라방드는 느린 템포 안에서도 독특한 강세와 리듬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많이 졸렸다-_-; 스케르찌노는 템포가 빠르고 강한 느낌이었고, 바르칼로라는 시칠리아나 풍의 멜로디가 인상깊었다. 단자 폼포자는 저음과 고음 두 성부가 뒤섞이는 부분이 매력적이었는데, 좀 더 주고 받는 느낌이 확실했다면 더욱 듣기 좋았을 것이다.
두번째 곡부터는 악보 없이 연주했는데, 첫곡에서 많이 손이 풀린듯 기교적으로 좀더 수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알레그레토에서는 빠른 스케일을 휘리릭 연주해내서 신기했고, 렌토에서 보여준 깔끔한 트레몰로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표현이 온건한 맛이어서 좀 심심하긴 했다.
마지막 곡은 허병훈이라는 기타리스트가 작곡한 곡인데, 첫곡은 웅성거리는 반주위에 옛스런 멜로디가 얹혀 꿈을 표현한다. 그리고 조금 어두운 느낌의 노래. 마지막으로 춤은 좀 더 강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첫곡과 두번째 곡의 느낌이 세번째 곡에서 살짝 허무하게 끝나는 느낌. 곡 자체는 어렵지 않고 듣기 좋았다. 다만 너무 단순하다는 느낌도 든다.
인터 미션 후에는 대체로 유명한 곡이 많이 나왔다.
첫곡이 소르의 마술피리 변주곡이었는데, 거의 모든 도돌이를 다 연주하여서 곡이 꽤 길게 느껴졌다-_-; 파크닝의 녹음을 많이 들어서 그런듯 하다. 루바토도 괜찮았고 전체적으로 표현이 1부보다 자신있어진것 같아서 맘에 들었다. 단 첫번째 변주에서 부점을 너무 늘여서 연주하는 것은 너무 진득한 느낌이 들어서 살짝 거부감이 들었다. 뒷부분에서 왼손 실수가 생기면서 위태위태 했는데 피날레는 그래도 잘 처리했다.
라그리마는 굉장히 독특하게도 잘 연주되지 않는 부분을 포함해서 연주했는데, 사실 이런 부분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실제로 들어본적은 없기때문에 악보에서 빠졌던 그부분, 이라고 추측만 할뿐 정확한 확인은 할 수 없었다. 국경일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처음 듣는 곡이었는데 첫 주제가 변주곡 치고는 복잡해서 신기했다. 트레몰로 변주가 인상적이었는데, 1부에서도 느꼈지만 트레몰로를 무척 잘 연주하는 기타리스트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다. 마지막 곡은 아라비아 기상곡. 거친 표현보다는 부드러운 표현을 중점적으로 하여 첫 도입에서 무리하게 속도를 주지 않고, 저음에서 올라가는 스케일도 3번줄까지 내려와서 부드러운 비브라토를 사용하는 등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표현을 들려주어서 재미있었다. 아쉽게도 정작 메인 테마에서 미스가 많아서 불안불안 했다.
마지막 레퍼토리는 알베니즈의 스페인 조곡에서 두곡을 연주했다. 아스투리아스는 후쿠다 신이치가 예전에 이 공연장에서 연주할때도 레퍼토리에 있었는데 3년만에 같은 자리에서 들으니 기분이 묘했다. 그 당시에 실연으로 처음 프로의 아스투리아스를 들었는데, 첫 주제가 다시 돌아오는 부분에서 피아니시모에서 포르티시모로 올라가는 크레센도가 정말정말 인상깊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연주 중 하나이다. (딴 공연 이야기를 해서 조금 연주자에게 죄스런 맘이 생긴다.. ;) 허원경씨의 연주를 들으면서도 계속 그 느낌이 떠올라서 기대하게 되었는데, 내가 기대한 만큼의 표현은 사용하지 않은것 같다. 세비야는 도입에서 실수가 많아서 처음부터 불안 했는데, 마지막은 그럭저럭 잘 넘겼다.
앵콜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그리고 빌라로보스 연습곡 1번을 연주했는데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알함브라는 왠지 연주회를 보면서 앵콜로 연주할것 같은 곡이었는데 딱 맞춰서 신기했다. :) 트레몰로가 깔끔했지만 왼손 오른손 핀트가 살짝 안맞는 느낌도... 트레몰로 소리 너무 좋았다.. /ㅅ// 빌라로보스는 엄청난 오른손을 보여주었다 ㅎㅎ
전체적으로 기교적으로도 훌륭하고 특히 오른손이 안정적이며 빠른 연주자라고 생각했다. 아쉬운 점은 실수를 했을때 너무 맥이 많이 끊기는 것과 왼손이 오른손에 비해 안정적이지 못한 것이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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