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합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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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제목 : 악장의 51기 신합후기! |
381 - 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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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이름 : 한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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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9 - 등록 |
안녕하세요. 이번 신입생합주단 악장을 맡았던 51기 한창진입니다. 방금전에 2시간동안 고심하면서 적었던 후기가 다 날라갔어요ㅠㅠ 글을 다 쓰고 확인버튼을 누르니까 자동로그아웃이되네요... 생각나는대로 다시 적어볼게요.
후기를 올리려고 보니 벌써 연주회날로부터 2주가 흘러있군요. 원래는 진작에 올리려 했으나 개강하자마자 전공과제에 치이다보니 이렇게 늦게 올리게 되었네요. 하지만 우리 신합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으니 조금 여유가 생긴 지금,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초반엔 개인적인 얘기가 많으니 신합 후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에 별도로 표시된 부분부터 읽기를 바랍니다.^&^
제가 화현회를 처음 알게 된건 1학년 초(작년 2월쯤)였어요. 새내기 새로배움터를 가는 버스 안에서 중앙동아리 소개집을 받았는데 내용을 쭉 읽어보다가 화현회에 바로 꽂혔습니다.(물론, 기타둥둥과 화현회를 두고 살짝 고민하긴 했습니다.) 왜냐하면 대학에 와서 잔디밭에 앉아 기타를 치는 것이 제 대학생활의 로망 중 하나였거든요. 그래서 새터가 끝나자마자 가입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망설여졌어요. 저희 과의 정원이 20명 정도로 적은데 1학년 초부터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다가 과동기들과 멀어지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 컸던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아웃사이더가 되기 싫었던 거죠. 그리하여 화현회에 가입하고 싶은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과에서 학회1개와 소모임2개를 하면서 과활동에 전념했습니다. 그중 소모임 1개는 과밴드였고 저는 거기에서 일렉기타를 맡아 기타를 치고 싶은 소망을 작게나마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일렉기타를 치다보니 일렉기타가 내는 음색은 제 감성과 맞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2학년 때는 꼭 화현회에 들어가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활동범위가 과내에서만 제한되었던 1학년 생활을 마치고 2학년 초, 정확히는 4월 4일에 화현회의 문을 두드리게 됩니다.
화현회의 동아리방을 제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사이트에 써있는 주소를 보면서 찾아갔는데 집회라는 것을 하고 있더라구요. 제 기억에 선배들 5명 정도밖에 없었는데 처음에 수줍게 인사하면서 들어가니까 규범이형이 동아리 가입서를 주시면서 거기에 적혀있는 질문들에 답하라고 했습니다. 제일 마지막 질문은 사부로 어떤 사람이 배정되었으면 좋겠는가 하는 질문이었는데 저는 고등학교 선배인 진래형이 이 동아리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진래형을 적어서 냈습니다.(진래형은 그당시까지 저의 존재조차 몰랐지만요ㅜ) 아무튼 그렇게 기본적인 정보작성을 완료하고 5분인터뷰라는 것을 했는데 굉장히 뻘쭘했어요... 특히 일렉기타를 쳐봤다는 말을 괜히 했다가 선배들이 쳐보라고 해서 '나는나비'를 어쩔수없이 연주하긴 했었는데 그때의 민망한 기억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네요. 신합을 하면서 차츰차츰 알게되었는데 그 때 인터뷰를 해주신 선배들은 다 굉장한 분들이었더라구요!(심지어 랑님도 계셨어요.) 내가 이런분들 앞에서 기타 좀 쳐봤다고 줄을 띵가띵가 튕겼다니...어색했던 5분 인터뷰가 모두 끝나고 나니까 새로운 51기가 한 명 더 들어왔는데 그게 바로 진우였어요^^ 저는 처음으로 보는 동기였기 때문에 반가웠는데 진우는 그날을 기억하지 못하더라구요-.- 어찌어찌해서 가입날이 지나가고 진래형한테 레슨을 3번 정도 받았는데 진래형이 신입생합주단을 해보라고 권유해주셨어요. 화현회의 꽃은 합주라고 하시길래 그럼 당연히 해야죠 라는 대답을 하고 학기말고사까지 치르고 나니 어느새 신환회를 치르고 신합 발대식 날짜가 다가와 있었습니다.
----------리얼신합후기----------
사실 제가 악장을 맡은건 굉장히 우연이었습니다. 파트장 자리도 욕심이 없었고 다만 멜로디를 연주하는 퍼스트 파트를 맡고 싶다고 면담때 얘기했었죠. 그런데 발대식 전날밤에 갑자기 승아누나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그날 너무 당황해서 승아누나가 저를 악장으로 추천했던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저는 방학때 동아리활동 외에도 계절학기랑 영어공부, 과외 등등을 챙겨야 해서 중요한 자리는 맡으면 안될 것 같다고 거절했었습니다. 승아누나의 아쉬움 섞인 목소리를 들으며 전화를 끊었는데 다음엔 사부인 진래형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신합 악장은 별로 하는 일 없으니까 부담갖지 않아도 되고 단지 단원들이 합주를 하면서 잘 어울려 지낼 수 있도록 중재해주는 역할만 하면된다고 설득하더군요. 이렇게 설득당해서 저는 중학교 3학년 때 했던 반장이후에 처음으로 뒤에 '장'이 붙은 자리를 맡게 되었습니다.
신합 연습을 시작하고나서 반음스케일이랑 세고비아스케일을 배울때는 많은 사람들이 지루해하긴 했지만 잘 따라가는 것 같아서 정말 맘놓고 즐기기만 하는 악장의 본분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곡의 악보를 받고 슬슬 운지를 외워서 연습해야 하는 시기가 되니까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물론 저도 예외는 아니었고 유모레스크의 첫 멜로디에서 박자를 쪼개는 것부터 고전했었습니다. 근데 승아누나가 이런 제게 악장시범을 시키더라고요. 제가 단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나니까 책임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화목토 정기연습일 외에 계절학기 수업을 듣고 남는 시간에 룸에 가서 운지를 외웠습니다. 바쁜 날엔 어쩔수없이 집에 있는 통기타로 운지를 익혀갔죠. 이렇게 하니까 단원들에게 어느정도 인정을 받았고 그들에게 자극이 되어주는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실제로 연주회 애프터 때 받은 편지들을 읽어보니 자극이 많이 되었다는 내용들이 있어서 그때 노력이 보람찼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동기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화요일 애프터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기 위해 노력했고, 전지훈련도 참여해서(아쉽게 바다참이었지만) 재밌게 놀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들이 신합의 추억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또 제가 말주변이 없는 편인데 저보다도 조용한 동기들이 있는 것 같아서 먼저 가서 말을 걸면서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었죠...근데 나중에는 다들 본색을 드러내더라구요 하하:) 저만 괜한 걱정을 했던 것 같아요.
신합 하는 내내 즐거웠던 일들이 많았지만 저는 특히 마지막 2주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비교적 최근의 일들이어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지만 제게는 합주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거든요. 1,2차 리허설 때는 모두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못했었는데, 3차 리허설 때부터 급격한 성장세를 이루었고 저는 이 때 깨달았어요. 아, 합주는 서로 배려해주는 거구나. 내가 뒤쳐져서도 안되지만 돋보이려고 해서도 안되는구나. 그저 자신이 맡은 부분의 기대치를 충족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해주면서 조화를 이루고 그렇게 곡을 하나 만들어내는게 합주의 본질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연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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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불을 끄고 그동안 못했던 진솔한 얘기들을 나누면서 서로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좋았고 '박살내자'라는 구호를 함께 외칠 수 있어서 속이 후련했어요. 연주회 전날 고사를 지낼 때는 화대감님께 소원을 빌면서 막걸리를 한잔했는데 그 때 그 막걸리의 맛은 영영 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전통이 꾸준히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대망의 연주회날!! 모두들 한껏 멋을 부리고 왔는데 정말 다들 이쁘고 멋있었어요. 무대에 올라서기 전 서로를 격려해주면서 나누었던 말들을 생각하면 아직까지 그 설렘이 느껴지는것같아요. 연주를 무사히 마치고 사진을 찍을 때는 이제 정말 끝났구나 하는 아쉬움에 슬프기도 했지만 이루말할 수 없는 성취감에 휩싸여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였죠. 마지막 2주는 이렇게 제 머릿속에 한편의 드라마처럼 기록돼있어요. 앞으로도 신합을 추억하면서 자주자주 꺼내 볼 예정이에요.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말들은 모두 편지에 적었으니까 이제 글을 마무리 지을께요. 평생을 함께할 친구와 취미를 제게 남겨준 화현회라는 동아리 정말 사랑합니다. 그리고 지난 2달이 넘는 기간 동안 서로 의지하며 버텨준 소수정예 51기 동기들 사랑하고 특히 고생해준 지휘자 승아누나한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또한 신합이 잘 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코멘트를 날려주신 모든 선배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우리 앞으로도 화현회 생활 열심히 해봐요~!!!
왜냐하면? 화현회는 우리에게 허락된 유일한 마약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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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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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ㅎㅎㅎ 인정 ㅋㅋㅋ
우리 악장 정말 수고 많았어!! 쓰담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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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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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에 화현회 가입했다닛! 가입했던날 너무 긴장해서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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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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