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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이름 : 김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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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1 - 등록 |
신합에 대한 제 생각은 이미 말로도 많이 전달했지만 언젠가 지금을 떠올릴 때 한 번 쯤 살펴볼 글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글을 남깁니다.
상현형에게 화현회 얘기를 듣고 들어올 때는 별 생각이 없었어요. 화현회에 와서 '기타왕이 되겠다!' '많은 사람들이랑 친해지고 싶다!' '미친듯이 놀러다니겠다!' 같은 생각은 하지 않았고 그저 지겹게 할 일 없는 방학인데 계절학기 이외에 무언가로 시간을 떼우고 싶다는 생각에 룸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6월 20일 여름총회 신합 모집 마지막 날 가입하게 되었어요. 얌전히 앉아서 그저 묻는 질문에 대답만 했죠. 그 때 면담을 진행하며 어설프게 웃음을 짓던 승아누나가 떠오르네요. 싸부가 된 찬의와도 어색하게 몇 마디를 주고받았죠. 여름총회날이라 애프터가 있었는데 뻔뻔하게 밥먹고 영화까지 보고왔습니다. 이때까진 얌전하게 행동해서 승아누나가 애프터 끝까지 남은게 되게 의아했다고 하시더라고요.
23일 신합 발대식. 같은 51기를 처음 본 날이었어요. 승아누나가 파트별로 알려주셔서 파트별로 모여 길게 잡담을 했어요.(애프터 장소 예약이 너무 늦어서 그런것이었죠. 다음 신합 발대식에선 예약은 이른 시간으로..) 같은 파트에는 밝고 성격 좋게 생긴 재윤이와 멍해보이는 영우, 영우 옆에 붙어서 영우하고만 말을 하는 준우, 신합에 끝까지 함께하진 못했지만 장난기 어리게 생겨서 붙임성 좋던 강주가 있었어요. 서로 번호교환을 하고(말은 번호교환이지만 신합 전체 연락처가 적힌 2015 신입생 합주단 종이에 있는 전화번호를 보고 저장했답니다) 열심히 해보자 등의 말을 하고 어색하게 있었어요. 뭐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풍년집에서 밥먹고 술을 살짝 먹고 헤어졌답니다.
초반 연습에선 땡연습, 스케일만 연습했어요. 선배들이 그룹별 레슨을 해주시기도 했죠. 땡연습, 줄간이동, 스케일로 4시간을 보내니 손가락, 목, 허리, 골반 이리저리 다 아팠어요. 아파도 별 생각없이 쳤답니다. 전 생각없이 쳐서 괜찮았는데 다른 아이들은 곡 들어가기 전까지 정말 재미 없었다고 하더군요.
몇 번째 연습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첫 곡인 유모레스크에 대한 악보를 나눠주시고 적힌 운지대로 연습해오라 하셨습니다. 이 때 되게 기분 좋더군요. 내가 칠 곡인가! 하는 기분이 들고. 첫 곡 연습이 끝난 날 애프터를 갔었죠. 그 때부터 제 얌전한 이미지는 영영 떠났습니다. 이제 되돌릴 수 없어요(주륵). 신합게시판에 제가 쓴 이 날 애프터 후기가 있을텐데 아마 굉장히 재미없게 써져있을거에요. 실제로는 굉장히 재밌었답니다(물론 모든 애프터가 다 즐거웠어요 :) ).
연습을 하고 화요일마다 애프터를 가고(한강을 간 애프터에서는 인관심 조원과 놀고 있던 창진이를 애타게 찾는 치현이가 귀여웠어요. 그때부터 창진치현을 엮기 시작했죠) 또 엠티를 가기도 했죠. 그때 제대로 술에 취해서 헛소리하고 난리쳤는데 모든분께 죄송합니다. 그때 원익형을 알게돼서 참 좋았어요. 화현회 활동 중 가장 인상적인 일이 아닐까 싶네요. 엠티도 갔다오고 일상을 지내면서 정신이 피폐해졌습니다(!?). 계절학기 스케줄이랑 연습 스케줄이 잘 맞물리지도 않아서 스트레스 받기도 하고 선배들 날카로운 코멘트에 '내가 쓰레기야..'하며 슬퍼했죠. 그래도 계절학기 종강까지 꾸역꾸역 했습니다. 지휘자인 승아누나는 연구실을 병행하면서 저보다 훨씬 바쁘고 선배들 날카로운 코멘트에 상처받으셨을텐데 이런걸로 드랍이니 뭐니 하지 말자고 생각한 덕이죠.
계절학기가 끝나자마자 전지훈련을 가서 고생도 하고 즐거웠던 4박 5일의 추억을 남겼습니다. 다시는 4조를 무시하지 마라 등의 구호를 외치던 4조 방영규형 서정누나 김영규형 진래 성보 수연이. 산도 잘 타고 재미있어서 함께여서 정말 즐거운 조원이었어요. 이번 전지훈련이 너무나 좋은 기억을 남겨서 내년 여름합주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전지훈련은 꼭 가고싶네요. 전지훈련이 끝나고는 룸에 자주 나와서 개인연습을 했어요. 그 덕에 실수도 많이 줄었고 마지막 리허설 때는 미숙하지만 들어줄 수는 있게 연주하게 되었어요. 이리저리 연습하니 어느샌가 방학의 끝을 셀 수 있더라고요. 1차 리허설을 하고 꾸중을 듣고 연습하고 2차 리허설은 평화롭게 지나가고 3차 리허설 끝나고 애프터에서 죽고 굉장히 민폐였죠. 그 때 선배님들 죄송하고 감사했어요. 어느샌가 마지막 리허설까지 끝이나고 공연날이 왔어요. 얼떨떨하게 리허설을 마치고 무대에 섰습니다. 크게 긴장은 안 됐어요. 결과보다는 신합을 준비하던 과정이 훨씬 소중했다고 생각하니까 긴장이 덜어지더군요. 그렇게 연주회를 마치고 즐거운 애프터 후에 버스 조조할인을 받고 귀가했습니다.
신합이 끝나고도 아직 끝인 느낌이 들지 않더라고요. 어제 마지막으로 연주회 곡을 연주하면서 끝이 났음을 느꼈습니다.
4년 뒤 졸업 연주회까지 2015 51기 신입생 합주단은 안녕이네요. 지휘자님은 49기 선배로, 단원들은 51기로 돌아갑니다. 방학을 함께해서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잊지 못할 거에요.
마지막으로 제 말과 행동으로 불쾌하고 상처 입으신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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